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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버리는 리더십' 다시 발휘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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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버리는 리더십' 다시 발휘할 시점"

입력
2014.12.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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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대선주자 시절 읍참마속·노선 대전환으로

"폐쇄적인 국정 운영 방식 만기침람 고집 땐 더 궁지"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텍C5에서 열린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텍C5에서 열린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시절 박근혜 대통령은 '과감하게 버리는 결단'으로 위기를 매번 반전시켰다.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번엔 자신의 통치 스타일을 버려야 한다"며 또 한번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문건 파문과 비선실세 권력 암투 의혹의 근원은 결국 보안을 극도로 중시하고 거의 모든 일을 직접 챙기려 하는 청와대의 불투명한 국정운영 방식이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위기를 반전시킨 '버리는 리더십'

2012년 대선 전망이 어두울 때 박 대통령은 최측근이자 사실상 대선 캠프의 좌장이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서실장에서 물러나게 했다. 대신 껄끄러운 관계였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에 앉혀 분위기를 뒤집었다. 2004년 탄핵역풍 속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된 직후엔 당의 심장인 당사를 버리고 천막당사를 세웠다. 한나라당은 17대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을 지켰고, 박 대통령은 유력한 대선 주자로 올라섰다. 다수의 전문가가 한나라당의 참패를 점쳤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 대통령은 당명과 정강정책 등을 모두 버리고 정통 보수 노선에서 벗어나 중도 쪽으로 좌 클릭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여권에서는 "총선에서 졌더라면 대선도 물 건너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박 대통령은 위기에 강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수없이 도마에 오른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측근들은 "박 대통령이 리더십 논란을 끝까지 안고 가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이 불통과 만기친람을 버릴 차례"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할 경우 남은 임기 3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경고음이 번지고 있다. 친이계인 이재오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정부의 지난 2년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갖는 모든 적폐의 결정판”이라며 박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치학자들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이 경제 혁신과 공직사회 개혁 등을 추진할 동력을 다시 마련하고 남은 임기 3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대통령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나왔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보 누설 우려 등 때문에 박 대통령이 장관, 청와대 수석 등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국정을 폐쇄적으로 운영한 것이 '대통령이 숨어 있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청와대가 인사 추천ㆍ검증과 정책 결정에 정부ㆍ여당을 참여시키고 국정과제를 제시한 뒤엔 대통령이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정치학계에서는 소통 확대를 통한 ‘비정상의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소수 인사들의 의견과 정보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비친 것이 비선 실세 의혹으로 이어졌다"며 "장관, 수석들과 대면 보고를 자주 하고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만기친람(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 형 국정 운영"이라 지적했다. 양 교수는 김기춘 비서실장 등에 대한 청와대 인적 쇄신도 주문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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