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구제역 방역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구제역 방역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입력
2014.12.17 22:12
0 0

충남 천안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에서 처음 시작된 구제역은 반경 5km 내 7곳의 양돈 농가로 번지더니 10여일 만에 도 경계를 넘어 충남에서도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충북 증평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을수록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전국적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 초동 대응에 실패해 비싼 대가를 치렀던 3년 전처럼 정부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우선 감염 경로를 조속히 밝혀내 확산 기세를 꺾는 것이 급선무다. 천안 구제역의 경우 일단 축사 1개동 일부 개체에서만 증상이 나타난 점을 볼 때 충북 진천 구제역과 같은 혈청형 O형으로 추정된다는 게 축산당국의 판단이다. 기존의 ‘백신접종 유형’인 만큼 농가에서 예방접종만 철저히 한다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진천은 물론이고 천안의 농장에서도 접종이 이뤄졌는데도 구제역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육돈의 경우 예방접종을 해도 소와 달리 구제역 항체형성률이 50%가 안돼 여전히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구제역이 기존 백신에 면역력이 생긴 경우이거나, 변종이라면 사태는 더 심각할 수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축산 당국은 대비해야 한다.

한번 발생하면 무섭게 번지는 구제역은 2000년대 들어 빈발하는 추세다. 1934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그 동안 잠잠하다가 2000년, 2002년, 2010~11년 발병했고, 올해에는 지난 7월, 8월에 남부지방에서 발생했다. 특히 2011년의 경우 초동 대응에 미적대다가 방역시기를 놓쳐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무려 340만 마리 돼지가 살처분돼 3조원에 달하는 농가 피해가 있었다. 발병 시기도 종잡을 수 없는 추세다. 주로 겨울이나 초봄에 발생해 여름에 사라지던 양상이 바뀌어 최근에는 때를 가리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축의 환경 적응력이 약해진 데다, 집단사육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구제역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 조치와 신속대응의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국은 비상체제를 구축해 구제역의 확산 차단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는 한편 권역별 거점별 방역체계를 촘촘히 짜야 한다. 돼지뿐 아니라 소와 염소 등으로 확산될 여지를 차단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축산 농가 또한 백신 접종을 제 때 하고, 차량과 외부인의 농장출입 통제, 각종 연말모임 참석 자제 등 당국이 제시하는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민관의 긴밀한 협업만이 구제역 재앙을 막을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