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목한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유역에서 발생한 원인에 대해 “강물의 유속 감소 때문”이라는 정부 연구 결과가 나왔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보 건설이 큰빗이끼벌레 번식에 영향을 미쳤음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환경부는 17일 “올 여름 4대강(한강ㆍ낙동강ㆍ금강ㆍ영산강) 중 금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이는 금강 세종보ㆍ공주보 주변에 수몰된 나무가 널리 분포하고 있고 보 설치로 유속 또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몰된 나무는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의뢰를 받은 국립환경과학원ㆍ4대강물환경연구소ㆍ유역지방환경청ㆍ민간연구소 등 전문기관은 지난 7~11월 큰빗이끼벌레 정밀조사를 벌여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큰빗이끼벌레의 서식 확대가 강물이 흐르지 않는 호소화(湖沼化)를 보여준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셈이다. 녹색연합은 “4대강이 호수처럼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만큼 보 수문개방 등을 통해 재자연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경부는 수조에 큰빗이끼벌레와 물벼룩, 송사리를 함께 넣고 6~9일 동안 관찰한 결과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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