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 올림픽 대명사로 찍혔지만 경기장보다 인프라 건설에 쓰여
단순 휴양지에서 도약의 계기돼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유산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 SF크로니컬은 ‘소치에게 올림픽은 어떤 의미였나’라는 기사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유치 경쟁에 나서는 만큼 올해 동계 대회였던 소치를 배워야 한다고 16일 보도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2024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유치 경쟁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후보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4곳이다.
SF크로니컬은 2014 소치올림픽에 들인 총비용 510억달러(56조원)가 ‘낭비’로 보이긴 하지만 경기장 건설에는 60억달러(6조원)만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경비는 소치 전체가 발전하기 위한 비용으로 쓰였다고 전했다. SF크로니컬에 따르면 60억달러는 수백마일에 달하는 도로와 철도, 공항과 항구 개선, 통신망과 전선망 확장, 그리고 심지어 하수처리시설 리모델링에 투입됐다.
이런 노력 덕분에 소치는 국제 대회를 ‘흡수’하게 됐다. 지난 10월 소치는 러시아의 첫 번째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를 개최했다. 대회는 올림픽 경기장에 새로 만든 오토드롬 서킷에서 열렸다. 소치는 11월 월드 체스 챔피언십 대회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비즈니스 이벤트나 컨퍼런스는 셀 수 없이 많다. SF크로니컬은 2018년 월드컵으로 세계 축구팬들이 러시아로 몰려들 것이라 내다봤다. 다시 한번 흑해 옆 여름 휴양지에 불과했던 소치가 빛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2024년 하계올림픽 미국 개최도시는 내년 1월초에 선정될 전망이다. 이들 도시는 모두 올림픽 개최 비용이 4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각종 기반시설 개선 비용까지 포함하면 예상비용은 90억∼100억 달러에 이른다.
앞서 이탈리아도 로마를 내세워 2024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독일은 베를린이나 함부르크를 2024년 또는 2028년 올림픽 개최지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프랑스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유치에 나설지 내달 달 결정할 전망이다. 2020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일본 도쿄에 밀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와 카타르 도하는 재도전 가능성이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5월 최종 후보 도시를 선정하고, 2017년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IOC는 최근 올림픽을 복수의 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을 승인했으나, USOC는 “미국이 복수 도시 개최를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나의 도시에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2024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동계올림픽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바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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