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학교 난입 학생들 학살에 아프간 탈레반도 "근본 어긋나" 비판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테러를 자행하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취약 표적’(소프트 타깃) 테러 일상화 우려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취약 표적이란 테러단체들의 목표물을 구분할 때 방어 능력이 약한 민간인 또는 민간인 시설을 의미하는 용어다.
TTP가 16일 파키스탄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에 있는 군 부설 사립학교를 공격해 학생과 교사 등 140명이 넘게 사망한 것은 전형적인 취약 표적 테러다. 파키스탄에서 단일 테러로는 사상 최대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테러는 그 대상이 무고한 10~18세의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CNN은 파키스탄 탈레반 테러로 학생과 교사 등 148명이 숨졌다고 17일 보도했다.
테러단체가 취약 표적을 노리는 것은 이들이 ‘강인 표적’(하드 타깃)보다 보안이 취약하고 반격의 위험성이 적어 테러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강인 표적은 방어 능력이 강해 침투나 공격이 어려운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의미하는 취약 표적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테러를 자행해 대중의 공포심리를 극대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효과적으로 관철할 수 있다고 테러단체들은 여긴다.
전직 장군 출신인 파키스탄 안보 전문가 탈랏 마수드는 AFP통신에 “TTP는 자신들이 군을 직접 겨냥해 공격할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 학교처럼 취약 표적이 몰려 있는 곳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와지리스탄을 거점으로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 조직으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10대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게도 2012년 총격을 가했다.
문제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의 최근 테러가 정치적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이런 취약 표적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을 확산 중인 이슬람국가(IS)는 점령지에서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부족과 기독교도인 부족을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지난 한 달 새 코란을 외우지 못하는 비무장 기독교인 60여명을 살해했다.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은 지난 4월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트렸고 지난달에는 한 고등학교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학생 48명을 숨지게 했다.
TTP의 이번 무차별 테러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조차도 비판하고 있다. 자비훌라흐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16일 성명에서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 여성을 의도적으로 살해한 행위는 이슬람 근본에 어긋난다”며 “모든 이슬람 정파와 정부는 이러한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프간 탈레반과 파키스탄 탈레반은 별개 조직이나 각각의 정부를 전복해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를 세운다는 목표 아래 동맹 관계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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