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정현석 다시 한화로…삼성의 결정적 실책
자유계약선수(FA) 배영수(33ㆍ한화)의 보상선수로 삼성에 지명됐던 외야수 정현석(30)이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최근 정현석이 내과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화는 17일 정현석을 현금 5억5,000만원에 트레이드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지난 15일 보상금 11억원과 함께 보상 선수로 정현석을 뽑았다. 구단은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라며 “백업 외야수 등 즉시 전력감”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정현석은 지난 12일 위암 수술을 받았다. 3일 건강검진에서 이상을 느낀 뒤 8일 서울 삼성 의료원에서 발병 확진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오는 19일 퇴원할 예정으로 6개월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
삼성은 애초 정현석의 수술 여부를 몰랐다. 보상선수 지명 마감일(15일), 마감 시간(오후 6시) 직전인 오후 5시2분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삼성은 한화에 “정현석을 지명하겠다”는 소식을 알리려다 수술 얘기를 들었다. “왜 사전에 귀띔해주지 않았느냐. 재지명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재지명 여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을 따라야 할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야구규약 제92조에 따르면,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전하기 어렵게 됐을 때 양도구단은 이 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해석하기 나름이다. 삼성은 이 규약을 통해 “보상선수 재지명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화는 “트레이드가 아닌 20인 보호선수 외에 한 명을 뽑는 보상선수 지명에 영향을 주는 규약은 아니다”라고 봤다.
결국 다급한 쪽은 삼성이었다. 지명 마감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삼성은 일단 정현석을 보상 선수로 지명한 뒤 KBO, 한화 구단과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틀 간의 논의 끝에 나온 결론이 현금 트레이드다. 한화가 5억5,000만원을 삼성에 건네며 정현석을 다시 품었다. FA 배영수를 놓친 삼성은 그의 올해 연봉(5억5,000만원)의 300%, 즉 보상 선수 없이 앞서 수령한 11억원과 함께 총 16억5,000만원만 받는 꼴이 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실수가 더 커 보인다는 지적이다. 통상 보상 선수를 지명할 때, 해당 선수의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게 먼저다. 삼성 입장에선 한화 트레이너에게 전화 한 통만 했으면 끝날 일이었다. 더군다나 삼성은 다른 선수들의 몸 상태는 대부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현석은 FA 권혁에 대한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는 포함돼 있었다. 그러다가 약 일주일 뒤 배영수에 대한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져 버렸다. 당연히 ‘왜’ 라는 의문을 품었어야 했다. 삼성은 정현석의 몸 상태를 알아보지도, 왜라는 생각도 갖지 않았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