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전월세 대책 토론회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변화하는 주거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 금리를 토대로 한 ‘공정임대료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대인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월셋값 등 임대료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것을 제한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최로 열린 ‘주거문화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전월세 대책’ 토론회에서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월세가 늘어나면서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고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주거의 하향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임대시장의 경우 시장의 수요공급 원리보다 임대인의 이익이 우선 관철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적정 가격을 통제하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적정 임대료는 시중 이자율에 물가, 보수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영국 등에서 시행중인 임대인의 적정이윤을 반영해 공개하는 공정임대료제(fair rent)를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강제적 기준보다는 표준으로 활용하되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임대료조정위원회가 이를 조정,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참여연대의 이강훈 변호사 역시 “낮은 수준에서는 표준임대료 공시 및 분쟁조정위원회 도입이 필요하고 높은 차원의 규제로는 인상률 상한 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도록 전체 주택의 20% 정도를 공공임대주택 형식으로 분양하는 ‘비례목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 교수는 “주거복지가 구현된 유럽 선진국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통상 20~30%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대주택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 교수는 “현재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주거복지공사로 개편해 임대주택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한 후 장기적으로는 주거복지청으로 전환하거나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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