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메호 부진 속 토종선수들 분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팀 해체위기에 몰린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얘기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맞아 흥하고 있지만 우리카드에겐 남의 집 이야기다. 정규 리그가 벌써 중반을 향해가고 있지만 우리카드는 단 1승만을 간신히 챙겼다. 벌써 9연패 뒷걸음질 중이다.
쿠바 용병 오스멜 까메호(25)가 발목 부상 등으로 부진하지만 외국인 선수만을 탓할 수는 없는 문제다. 프로배구 리그 자체가 외국인 거포 한 명이 탈이 나면 팀 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구조다. 현대캐피탈 역시 리버맨 아가메즈(29ㆍ콜롬비아)의 부진으로 시즌 초반 연거푸 쓴 잔을 들이킨 바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나름 자구책을 찾아가고 있다. 16일 LIG전에서 ‘이 대신 잇몸으로’ 전술을 확실히 보여줬다. 라이트 김정환(26ㆍ24점), 레프트 최홍석(26ㆍ21점), 박진우(24ㆍ14점)가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까메호 대신 출전한 신으뜸(27)도 15득점으로 선전했다. LIG의 토마스 에드가(25ㆍ호주) 혼자 43점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우리카드는‘티끌 모아 태산’수준이지만 토종 선수들이 똘똘 뭉쳐 전력 누수를 메꾼 셈이다.
이들의 전력도 나쁘지 않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2011~12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에이스 최홍석은 까메호와 균형을 맞추며 쌍포 역할을 하고 있다.
박진우(24)가 팀의 방패 역할을 확실히 해주는 것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박진우는 블로킹 순위에서 세트당 평균 0.81개로 7개 구단 1위에 올라있다.
남은 과제는 하루빨리 1승을 추가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다. 우리카드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4일 삼성화재와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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