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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의 길 위의 이야기] 노모포비아

입력
2014.12.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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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포비아(Nomophobia)란 말이 있다.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이다. 간단하게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의 대대적 확산으로 노모포비아에 노출된 사람은 그만큼 더 늘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생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 노모포비아를 겪는 연령층 또한 다양해졌다. 딱히 문자나 전화가 올 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열어젖힌다.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방팔방에서 ‘새로 고침’을 하는 사람들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라 자기 전까지 붙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열게 된다.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그사이 나도 모르는 어떤 대단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외로워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온종일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다. 얼마 전 고장이 나서 한동안 휴대전화가 없이 지낸 적이 있었다. 급할 때 전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빼고는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정말 중요한 소식은 이메일을 통해서라도 전달되게 마련이라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휴대전화가 없던 열흘 동안, 정말이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쩌면 휴대전화를 악착같이 붙들고 있으면서 우리는 일을 만들고 키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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