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경로당 활성화사업 인기
가요·건강체조강좌 등 개설
수료식 때 발표회... 타 시군 확산
“세∼상사 스무고갯길∼ 좋∼은 날만 있을까/일소일소 일노일노 얼굴마다 쓰여져… 후략.”
경북 예천군 예천읍 동본2리 경로당. 가수협회 40대 여성 강사가 요즘 인기가요인‘일소일소 일노일노’를 한 소절씩 손뼉 치며 부르자 남녀 어르신 20여 명이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곧잘 따라 부른다. 몇 번을 반복하다 음악을 틀자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까지 추어댄다. 건강체조 시간에는 손뼉치고 율동에 맞춰 몸을 흔들다 보면 언제 수업이 끝났는지 아쉽기만 하다.
한 할머니는 “고스톱도 쳐 보지만 노래하고 춤추고 건강까지 챙겨 주는 이 시간이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말했다. 예천군이 경로당을 순회하며 주 1회 2시간씩 운영하는 노래교실과 건강체조 강습의 분위기다.
예천군이 관내 경로당 중에 9개씩을 선정해 예천군노인복지관이 6개월마다 순회하며 노래와 건강체조를 가르치는 등 ‘즐거운 경로당 만들기’ 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 전문의를 통한 한방 및 치매 진료, 건강정보 등 서비스도 제공해 뒷방 늙은이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진정한 지역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프로그램에는 9개 경로당 176명 어르신 중 81명이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군은 16일 하반기 수료식을 열고 동본2리 경로당 등 5개소에 모범경로당 선정패를 수여했고, 안창현 어르신 등 20명에게 우수회원상을 수여했다. 수료식이 끝난 후에는 경로당별 12팀이 평소 익힌 노래 실력으로 가요경연 발표회를 가졌다.
예천군이 2012년부터 12읍면의 12개 경로당을 독거노인거주의 집으로 선정, 홀몸 노인 80여명의 숙박을 지원하는 특수시책은 경북도 전체 시ㆍ군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호응한 예천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올해부터 공동거주의 집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야간 프로그램 운영 및 온천이용 차량지원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재동(46) 예천군 노인복지담당은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경로당 운영을 활성화하고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 주는 노인복지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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