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기밀 누설 혐의는 지난 4월 신장(新疆)위구루자치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폭발물 사고로 암살하려 한 시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訊)은 16일 뉴욕의 정치 평론가인 천포쿵(陣破空)을 인용, 저우 전 서기가 사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러한 주장을 전했다. 천포쿵은 “지난 4월30일 우루무치(烏魯木齊) 기차역 폭발물 사건은 저우융캉이 시 주석 암살을 노리고 획책한 것이란 소문이 있다”며 “저우융캉이 정법위원회 인맥을 통해 시 주석의 행적을 위구르 과격 세력에게 누설, 차도살인(借刀殺人)을 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당일 우루무치에 있었다. 특히 폭발물이 터진 우루무치 기차역은 시 주석이 당일 오전 방문한 이슬람 사원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당시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폭발물이 터진 시간은 시 주석이 나흘간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北京)행 비행기를 탄 직후란 점에서 소문의 신빙성은 떨어져 보인다. 시 주석의 일정을 누설하려 마음 먹었다면 부정확한 정보를 줬을 리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쉰은 특종을 한 적도 있었지만 오보도 많았다.
한편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인터넷판은 지난 10일 저우융캉의 행위는 ‘구순장(顧順章) 등 반혁명분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기사를 통해 그의 ‘기밀 누설’ 행위를 강력 비난했다. 1920년대 당 안보기구의 핵심인물이었던 구순장은 국민당군에 체포된 뒤 각종 기밀을 누설, 당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인물이다. 인민일보가 저우융캉을 반혁명분자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저우융캉에 대해서는 사형 또는 사형 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공산당은 지난 5일 저우융캉에 대한 검찰 송치 결정을 내리며 그의 혐의를 뇌물수수, 직권남용, 간통 등과 함께 ‘당과 국가의 기밀 누설’등이라고 적시, 눈길을 끌었다. 기밀누설 혐의는 그 동안 나오지 않았던 내용이다. 일각에선 최고 지도부의 축재 규모를 해외에 유출한 것을 일컫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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