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영어방송 본부장 임기 연장 위한 연령제한 폐지 논란 일어
윤장현 광주시장의 인사 난맥상이 끝이 안 보인다. 이번엔 시 출연기관인 광주영어방송의 방송본부장 임기 연장을 위한 연령제한 폐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영어방송(이사장 윤장현)은 지난 8일로 3년 임기가 끝난 방송본부장 A(60)씨의 임용 기간을 2년 연장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어방송 측은 A씨가 2011년 12월 임용 이후 재직과정에 대한 인사고가 평가 등에서 특별한 부적격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임기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영어방송 측이 A씨의 임기를 연장한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은 약간 달라진다. 영어방송은 A씨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11월 돌연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했다. 임원이 아닌 3년 계약의 일반직(1급)인 방송본부장의 경우 신규 채용이 아닌 2년 범위 내에서 임기를 연장할 때는 연령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조항을 새로 만든 것이다. 공개 채용(신규)이 원칙인 방송본부장의 응시자격 연령은 채용공고일 현재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 59세 이하로 돼 있다. 이에 일부에서 A씨에 대한 임기 연장이 사실상 재임용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신규 채용과 같은 연령 제한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영어방송 측은 ‘임기 연장 시 연령제한 폐지’라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관리규정 개정이 되레 “A씨를 방송본부장으로 다시 앉히기 위해 규정까지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영어방송 측이 인사관리규정 개정을 위해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지 않고 대신 이사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서면 동의를 받은 것도 석연찮다.
특히 일각에선 A씨의 임기 연장 배후엔 윤장현 시장 부인의 측근으로 알려진 K씨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면서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실제 시청 안팎에선 “K씨가 A씨를 당초 영어방송 사장으로 앉히려 했다가 여의치 않자 내부 규정까지 바꿔가며 A씨를 방송본부장으로 유임시켰다”는 말이 돌고 있다. 윤 시장 부인의 고향 후배인 K씨는 6ㆍ4지방선거 당시 윤 시장 선거캠프에 참여해 윤 시장 부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부인이 K씨가 회장으로 있는 주부단체 모임인 ‘○○회’의 회원이라는 뒷소문도 곳곳에서 들린다.
영어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A씨 임기 연장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관리규정을 개정한 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의혹을 사게 됐다”며 “그러나 A씨 임기 연장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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