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서리나·보즈니아키 나란히 재기
호주오픈 우승 리나 전격은퇴도 선정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2014년 기억할 순간 10’이라는 제목으로 올 한해 남녀 테니스 경기를 결산했다. 지나치게 영국인 시각에서 순위를 정해 다소 ‘거북한’ 대목도 있다.
①서리나의 회복
서리나 윌리엄스(33ㆍ미국ㆍ1위)는 5월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2회전에서 당시 랭킹 35위였던 가르빈 무구루자(21ㆍ스페인)에게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윔블던 3회전에서도 알리제 코르넷(24ㆍ프랑스ㆍ19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서리나는 9월 US오픈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결승에서 ‘절친’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ㆍ덴마크ㆍ8위)를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자신의 18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이었다.
②앤디 머레이의 클레이 코트 마법
클레이 코트에 약점을 보이던 앤디 머레이(27ㆍ영국ㆍ6위)는 5월 BNL 이탈리아에서 라파엘 나달(28ㆍ스페인ㆍ3위)을 상대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미국의 테니스 전설 크리스 에버트(60)는 이 경기를 보고“머레이가 완벽한 클레이코트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레이의 클레이코트 마법은 1세트까지만 통했다. 나달이 2-1(1-6 6-3 7-5)로 이긴 것. 머레이로서는 클레이코트의 희망을 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
③ ‘우는 아기’ 논란
로저 페더러(33ㆍ스위스ㆍ2위)의 부인 미르카 페더러(36)가 경기 도중 스탄 바브링카(29ㆍ스위스ㆍ4위)에게 ‘우는 아기’라고 불러 논란이 일었다. 미르카 페더러는 11월 ATP 투어 파이널스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의 상대 바브링카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고 전해졌다. 바브링카는 당시 경기를 멈추고 심판에게 누군가 자신에게 ‘우는 아기’라고 소리쳐 방해를 받았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바브링카가 지목한 사람은 미르카였다.
④ 스위스의 성공
페더러와 바브링카가 뭉친 스위스팀은 남자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위스는 1992년 결승에서 미국에 패한 이후로 22년만에 결승에 진출했고 첫 우승까지 따냈다. 페더러는 “이 우승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며 “우리가 조국에 역사적인 순간을 안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⑤바브링카 ‘빅4’와 씨름
바브링카는 1월 호주오픈에서 나달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뒀다. 바브링카의 돌풍으로 노박 조코비치, 페더러, 나달, 머레이 ‘빅 4’시대도 끝나는 듯 했지만 바브링카는 시즌 내내 고른 성적을 보여주진 못했다.
⑥나달의 10대 트라우마
잇단 부상으로 올 시즌 고전한 나달은 7월 윔블던에서 랭킹 144위였던 닉 키르기오스(19ㆍ호주ㆍ52위)에게 덜미를 잡혀 16강에서 탈락했다. 키르기오스는 나달을 1-3으로 제압했다. 랭킹 1위를 달리던 나달이 고작 10대 소년에게 무릎을 꿇은 셈이다. 나달은 자존심을 구겼지만 키르기오스는 호주의 ‘별’로 떠올랐다.
⑦자만심에 가득 찬 코리치
“경기가 잘 풀릴 때 나는 노박 조코비치(27ㆍ세르비아ㆍ1위)보다 낫고, 최상의 컨디션이 아닐 때는 머레이 정도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신예 보르나 코리치(18ㆍ96위)는 10월 열린 스위스 인도어 바젤 8강에서 맹장염으로 안고 출전한 나달을 2-0으로 따돌린 뒤 이렇게 말했다. 나달은 코리치에게 패한 이후 맹장 수술을 받기 위해 2014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⑧리나 은퇴
중국 최고의 테니스 스타 리나(32)가 9월 은퇴를 선언했다. 가디언은 리나가 마리온 바르톨리(30ㆍ프랑스)의 은퇴 전철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바르톨리는 2013년 윔블던 우승을 끝으로 은퇴했다. 리나 역시 2014 호주오픈 우승 타이틀을 마지막으로 라켓을 내려놨다.
⑨결별 아픔 이겨낸 보즈니아키
보즈니아키는 2월 골프 스타 로리 맥길로이(25ㆍ북아일랜드ㆍ1위)에게 파혼 당한 아픔을 마라톤 풀코스 완주로 이겨냈다. 보즈니아키는 11월 미국 뉴욕마라톤대회에 참가해 3시간26분33초로 완주했다. 마라톤 완주로 8만1,000달러(8,700만원)에 달하는 어린이 돕기 자선기금도 모았다.
⑩테니스 최고 전문기자 넬리 하만의 표절
영국 더 타임스의 테니스 최고 전문기자인 넬리 하만(57ㆍ영국)이 표절로 해고당했다. 하만은 윔블던 연감을 쓰는데 다른 테니스 기자가 쓴 원고를 표절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앞서 하만은 국제 테니스기자협회에서도 사임했다. 2002년부터 더 타임스에서 테니스를 담당해온 하만은 40년이나 기사를 써왔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