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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맞서… 이주민 인권 지킴이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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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맞서… 이주민 인권 지킴이 20년

입력
2014.12.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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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센터 내일 창립 기념행사 외국인 노동자 상담 등에 공헌

"다문화 콘텐츠 개발도 힘쓸 것"

“20년 동안 이주민 인권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은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의식에는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들과 결혼 이주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워온 경기 안산이주민센터가 12월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에 20번째 생일 상을 받는다. 1994년 설립된 안산이주민센터는 20년간 한결 같이 이주민 인권 지킴이이자 다문화 사회의 등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안산이주민센터(이하 센터) 설립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박천응(53) 목사에게 어느 외국인 노동자가 던진 ‘Please, help me’라는 한 마디가 계기가 됐다. 당시 박 목사는 한국인 맞벌이 부부 자녀 공부방을 지원하며 안산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1994년 안산 원곡동에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열게 됐다.

박천응 목사는 “당시 일을 계기로 주변의 지인들에게 외국인 노동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해봤지만 다들 바쁘다 보니 결국 내가 직접 나서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센터는 이주민을 위한 인권 활동과 무료 상담,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 서비스 및 이주민 부모 교육 등을 실시했다. 또 이주여성상담소를 열어 결혼 이주민여성을 위한 상담과 직업 훈련도 실시해 이들의 국내 정착을 도왔다.

센터는 2003년 외국인고용허가제와 2007년 다문화가족지원법 제정을 위한 논의에도 민간단체 대표로 참석하는 등 다문화 관련 법 제정과 다양한 정책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해 국내 다문화 사회를 건설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센터는 소외된 이주 노동자들과 하나된 목소리를 내는 일에도 앞장섰다. 장기 불법체류노동자들의 권리를 개선하고 작업장에서의 인권침해 사례를 환기시키는 일에 힘써왔다. 지난 2005년 노멀 헥산 중독으로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 병)를 앓게 된 태국 여성 근로자들의 산재 인정과 치료를 돕기도 했다.

센터의 중심에는 설립자이자 대표인 박 목사가 항상 있었다. 이 때문에 박 목사는 한때 정부로부터 반한(反韓) 활동가로 지목되기도 했다.

박 목사는 국경 없는 마을 운동을 시작하면서 경제공동체 운동, 교육공동체 운동 등을 벌이며 어떻게 하면 이주민들과 내국인들이 함께 어울려 잘살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갈등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한국 사람이 이주노동자들의 이름을 불러주기 시작하면서 인격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도 주민이라는 뜻에서 ‘이주민’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내기도 했다.

센터는 그 동안 외국 이주민들의 인권과 교육에 중심을 둬왔지만 앞으로는 다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통해 다문화 지역 공동체 형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안산이주민센터는 18일 오후 6시 신안산대학교 국제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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