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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빙하기 "투자는 짧게… 종목은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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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빙하기 "투자는 짧게… 종목은 글쎄요"

입력
2014.12.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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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형 ELS·채권형 추천 각각 20%대

기업어음·저축보험 권유도 5~8%

'추천 단골' 예금 권유는 4.2% 그쳐

"내년 시장 금리 급변동 가능성 높아, 원자재·고수익 채권 투자는 위험"

1%대 예금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재테크 빙하기’의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 둘러보게 되는 곳이 자산가를 대신해 돈 냄새를 좇는 프라이빗 뱅커(PB)들. 하지만 모든 자산을 쪼그라뜨리는 디플레 발(發) 강추위는 어느새 PB들의 자신감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전통의 투자 미덕’이던 장기투자 권유는 자취를 감췄고 유동성 유지를 위한 단기투자가 대세가 됐다. “마땅한 탈출구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PB들의 답변은 재테크 빙하기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 예금 권유는 5% 미만… 대세 투자상품도 없어

한국일보가 15일 국내 은행ㆍ보험ㆍ증권사의 PB 14명을 대상으로 ‘40대 가장이 1억원의 여윳돈을 투자해 볼 만한 상품’을 추천 의뢰한 결과, PB들의 추천상품은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갈렸다. 가장 많은 투자권유가 몰린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과 채권형 상품도 각각 전체의 20% 수준 추천을 받는데 그쳤다. 그만큼 요즘 전문가 다수가 주목하는 상품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전통적으로 개인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안정적인 목돈 유지의 수단으로 단골 추천되던 은행 예ㆍ적금은 불과 4.2% 권유를 받는 데 머물렀다. 많아야 2% 안팎 수익률로는 ‘현상 유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대신 대다수 투자권유의 공통분모는 ‘예금이자+α’식의 소극적 수익 추구와 절세 같은 투자비용 절감에 쏠렸다. 각각 5~8% 수준 추천 비중을 보인 기업어음, 저축보험, 머니마켓펀드(MMF)ㆍ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환매조건부채권(RP) 등은 최소한의 안정성을 지키면서 절세효과와 예금이자를 다소 웃도는 수익률을 노리는 상품들이다. 이진호 신한은행 PWM강남대로센터 팀장은 “요즘은 기존 PB 고객들도 4~5% 정도 수익률로 목표 수준을 낮추는 추세”라고 전했다.

● ‘장투’ 권유 실종… “단기수익 견디며 기다려야”

장기투자 권유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올해와 내년 예상되는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어떤 상품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PB들이 추천한 투자상품 중 장기투자 성격은 저축보험(추천비중 5.8%)이 유일했다. 이명열 한화생명 FA지원팀 투자전문가는 “통상 금리가 낮을 때는 주식, 원자재 등 대립 관계에 있는 상품을 추천했지만, 요즘은 저금리와 물가ㆍ유가 하락이 동반된 디플레 시기라는 점에서 수익성과 안정성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PB들이 권하는 대다수 투자주기는 3개월 전후의 단기에서 길어야 1~3년 정도 중기간에 걸친 경우가 많다. 수익률을 순식간에 뒤집을 변수가 시장에 가득한 상황에서 길게 돈을 묻어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은주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차장은 “절세 차원에선 장기채권 투자가 매력적이지만 정말 장기로 묻어둘 생각이 아니라면 내년 시장금리 급변동 가능성이 높아 자칫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고, 박준오 삼성생명 강북FP센터장은 아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배당확대 등 정책 방향을 살펴 이에 순응하는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 PB들도 답 모르는 유망 투자처

하지만 이처럼 중ㆍ단기 투자로 최소한의 수익을 유지하며 때를 기다린다고 한들, 정작 본격적인 투자 타이밍과 투자 대상이 떠오를 지에 대해서는 PB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 중 유망한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 PB들은 즉답 대신 ‘투자에 주의하라’ ‘예상하기 어렵다’ 등의 주의사항만 내놓았다. “내년 상반기 저평가된 국내 주식시장이 유망해 보이나 자금이탈 가능성이 있다”(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팀장) “유망 지역을 꼽는 것은 늘 위험하다. 특히 원자재와 고수익 채권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이기상 미래에셋 여의도영업부 차장) 등의 경고도 줄을 이었다.

이소정 한국씨티은행 강남CPC센터 팀장은 “당분간 거의 모든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상황에서 자산가와 달리 일반 투자자는 원금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재테크를 하는 게 맞다”며 “결국은 보수적이고 제한적인 재테크를 하며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시기인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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