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보장은 고사하고
성추행 피해까지
근로현장 관리ㆍ감독 강화해야
전남 광양시 버스터미널 주변 상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김모(16)양은 하루 평균 12시간동안 일했다. 그러나 김양의 임금은 시간당 3,000원에 불과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최저임금 시급 5,210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셈이다.
나주시의 한 특성화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정모(17)양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했다. 정양은 휴게소에서 일하는 도중 입은 화상을 자신 탓으로 돌리고 성추행까지 당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오다 그 일을 그만뒀다.
15일 전남청소년노동인권강사단 등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상당수의 지역 청소년들이 학생이라는 이유로 이중삼중의 불법과 차별 속에서 밑바닥노동을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노동인권강사단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전남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태조사결과 저임금, 장시간노동, 인권침해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응한 235명의 학생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학생이 77%인 180명에 이르고, 최저임금 이하를 받은 학생이 64%인 149명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3,000원-3,500원을 받는 학생이 적지 않았으며,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을 못 받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특히 여학생들은 정양처럼 성추행을 당하거나 폭언 등 인권침해 사례도 있었다.
전남지역 특성화고 재학생의 10%-30%는 일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갈수록 근로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권익 보호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일선 학교에 설치한 안심알바신고센터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전남지역에는 여수공고, 여수정보과학고, 목포공고, 목포중앙고 등 4곳에 설치돼 있으나 교사 학생 모두 학교에 이같은 기관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부실 운영되고 있다.
김현주 청소년노동인권강사단 대표는 “지역 청소년들이 최악의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며 “더 이상 청소년들이 밑바닥노동을 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불법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와 적법한 사법처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일하는 학생들에게 근로기준법과 임금계산, 산업재해, 근로계약서 쓰기 등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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