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충격 딛고 강단 복귀...정태훈 중부대 교수 '인생 2막'
수업 준비는 아직도 녹록치않다. 하지만 시련은 극복하라고 닥친 것이란 믿음을 오늘도 바짝 움켜쥔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좋아지는지 제자들에게 꼭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중부대 정태훈(57ㆍ자동차관리학과) 교수가 펼쳐낸 ‘인생 2막’이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그의 2막은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우리 삶의 단순한 진리를 되짚기에 충분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빙판길에 미끄러져 경추를 크게 다쳤다. 전신마비라는 처절함이 그를 옭아맸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일순간 장애인으로 전락하면서 닥친 두려움을 떨쳐내기가 버거웠다. 그렇지만 그런 상흔이 그리 길지는 않았다. 도사린 절망을 과감하게 도려내고 보조공학기기를 선택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화답했다. 전동휠체어는 물론 특수책상과 의자 등을 지원하며 새 손발이 돼 주었다. 정 교수의 재활은 눈부셨다. 의료진을 놀래키며 빠른 회복세를 보인 끝에 마침내 불과 1년여만인 지난 5월 강단에 복귀했다. 그는 나를 기다리는 학생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2학기를 마친 이제 그는 교내에서 ‘존경하는 교수님’으로 통한다. 그는 강의 시작 10분전에 제자들과 만나 더불어 강의실로 향한다. 그는 1999년 중부대 교수로 임용돼 자동차관리학과를 만드는데 산파였다. 기획처장과 학생복지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중부대 발전의 한 축을 이루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 강의와 함께 장애인들이 전문직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핸드콘트롤러를 활용한 운전 연습에 빠져있다. 장애는 또 다른 능력의 시작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꼭 실천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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