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는 체력 소모가 심한 경기다. 코트가 작고, 공수 전환이 빠르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가만히 서 있을 시간이 없다. 한 경기를 풀 타임(40분)으로 뛰고 나면 누구나 ‘녹초’가 된다. 더구나 연장이라도 가면 죽을 맛이다.
최근 프로농구 코트는 세월을 잊은 30대 베테랑들이 활발하게 누비고 있다. 14일 현재 울산 모비스 양동근(33)은 25경기에 모두 나가 가장 많은 평균 34분16초를 뛰었다. 총 출전 시간 또한 856분52초로 양동근을 따라갈 자가 없다.
양동근은 늘 한결 같다. 2004년 신인 시절이나 지금이나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특히 올해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가드로 활약해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시즌을 맞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버텨내고 있다.
원주 동부 윤호영(31) 또한 양동근 못지 않은 체력을 뽐낸다. 윤호영은 24경기에서 평균 33분43초를 뛰며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부터 오른 무릎과 허리 등 몸 상태가 안 좋았는데도 참고 뛴 탓에 지난달 28일 부산 KT전에 한 차례 결장했지만 팀의 주축 선수로 여전히 많은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김영만(42) 동부 감독은 “윤호영의 체력 안배를 해주고 싶은데 잘 안 되고 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KT 전태풍(34)과 서울 삼성 이정석(32)도 야전사령관으로 코트에 서 있는 시간이 길다. 전태풍은 평균 31분1초(5위), 이정석은 30분55초(6위)를 뛰었다.
반면 평균 출전 시간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젊은 피’는 서울 SK 김선형(26)과 고양 오리온스 이승현(22)이다. 김선형은 25경기에서 평균 출전 시간 33분31초(3위)를 기록했고, 총 출전 시간은 838분2초로 양동근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김선형 역시 비시즌 동안 대표팀에 몸 담았지만 지친 기색 없이 강철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루키 이승현은 26경기 동안 810분41초(3위), 평균 31분11초(4위)를 소화했다. 올해 초부터 고려대에서 대학 리그를 뛰고 10월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곧바로 팀에 합류한 그는 한 해 동안 장기 레이스를 두 차례나 치르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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