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앞두고 ‘김정은 집권’ 3년을 결산, 장성택 처형과 핵경제 병진노선 채택 등을 주요 업적으로 꼽으며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 김정일 탈상(脫喪)을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5일 북한은‘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지도 아래 ‘선군 조선의 만년 토대’가 마련됐다며 분야별로 그의 업적을 나열했다.
보도는 김정은이 정치 분야에서 일심단결을 강화했다며 “2013년 12월에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확대회의를 계기로 당의 유일적 영도를 거세하려 들던 현대판 종파들이 단호히 적발분쇄돼 당과 혁명 대오의 사상의지적 통일단결이 더욱 순결해지고 백배해졌다”고 밝혔다. ‘현대판 종파’는 장성택 세력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북한 공식매체가 이달 들어 장성택 처형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최근 장성택 처형 1주기에도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보도는 군사 분야에 관해서는 “군력 강화의 최전성기가 펼쳐졌다”며 “전투훈련과 싸움 준비 완성에서 혁명적 전환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해 3월 당 전원회의의 경제ㆍ핵무력 건설 병진노선 채택으로 “선군조선의 자주적 존엄을 영원히 수호하며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보다 큰 비약과 혁신을 일으켜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해서는 2012년 12월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발사를 ‘전인민적 대경사’로 꼽았다. 그러나 북한은 3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둔 시점에서 ‘김정은 집권 3년’을 결산한 것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김정일 사망 2주기 당시만 해도 한 달간의 애도기간을 가졌던 북한은 올해 3주기 행사는 간소하게 넘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최근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 3주기’인 17일에도 중국 단둥과 신의주 세관을 정상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주기와 2주기 당일에는 신의주-단둥 세관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는 등 애도 행렬에 동참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대북소식통을 인용해“(북한이) 별도 애도 기간 없이 기일인 17일 당일에만 추모행사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탈상의 의미가 있는 3주기 추모행사를 예상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애도행사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없애고 김정은에게만 충성하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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