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관광객 편당 5,6명 고작
강원 춘천시가 운행하는 남이섬 시티투어 버스가 관광객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심지어 빈 차로 운행하는 경우도 많아 시가 버스 업체에 지원한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시는 지난 10월부터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을 시내 도심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순환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원조 한류관광지’인 남이섬을 출발해 강촌과 김유정 문학촌, 명동 중앙시장, 서면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돌아오는 3시간 20분 코스로 요금은 5,000원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시티 투어버스를 벤치마킹 한 사업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결과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평일의 경우 편당 5, 6명이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고, 주말에도 10명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관광비수기 임을 감안해도 참담한 실적인 셈이다.
춘천시의 사전분석이 부실해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미 단체버스로 남이섬을 찾아 수요자체가 많지 않고, 버스 시간이 경춘선 전철 운행 시점과도 어긋나 있기 때문이라고 관광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설령 외국인 관광객이 탄다고 해도 관광지를 안내할 인력도 없어 경쟁력이 턱 없이 미약하다. 홍보도 부족해 남이섬 시티투어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관객들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춘천시는 버스 업체는 한 대당 29만5,000원, 하루 88만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은 빈차로 운행해도 지원된다. 더구나 일각에선 “입찰과정에서 45인승 버스 연식을 제한, 일부 업체가 유리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춘천시가 업체만 좋은 일을 시키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쏟아지는 이유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모(56)씨는 “만약 시내버스 노선이 이렇게 텅 비었다면 재조정하자는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시급한 사업도 제대로 못할 판에 엄청난 혈세낭비가 우려되는 만큼 없애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춘천시는 이에 대해 노선 재조정을 비롯한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전철시간에 맞춰 시간과 노선을 재조정하고, 코레일과 협약을 맺는 등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서울 잠실과 인사동에서 남이섬을 잇는 버스와의 연계 홍보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버스 연식 제한은 안전운행을 위해 필요한 것 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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