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를 벌여온 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홍콩 정부에 대한 ‘비협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마지막 점거 지역이었던 코즈웨이베이의 바리케이드와 텐트 등은 철거됐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AF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과 법원 집달관, 인부 등은 이날 시위대의 3개 점거지 중 가장 규모가 작았던 코즈웨이베이의 바리케이드를 뜯어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끝까지 싸우자”,“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사퇴하라”, “우린 다시 돌아올 것이다”며 저항하는 일부 학생들을 체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시위대 본진이 자리한 애드미럴티(金鐘) 지역의 바리케이드가 철거되는 과정에선 249명이 체포된 바 있다. 이날 코즈웨이베이의 점거지도 진압됨에 따라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를 사실상 친중국 애국 인사로 제한한 중앙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일어난 홍콩 민주화 시위는 79일만에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시위대는 그러나 ‘비협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공공 주택 임대료를 월말까지 최대한 늦춰 내고 세금 영수증을 여러 장의 소액으로 분할 발급받을 것을 시민들에게 독려하고 나섰다. 특히 영수증을 6.89홍콩달러로 나눠, 항의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689’란 2012년 렁 장관이 당선될 당시 1,200명의 선거인단 중 689표를 얻은 것에 빗대, 시위대가 렁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쓴 상징적 수치다. 대학생 대표인 알렉스 차우는 “비협조 운동은 시위 후반전의 시작”이라며 “정치개혁 방안 표결 시 입법회(우리의 국회 격)를 점령하는 방법 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0일 주권 반환 15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를 방문한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이 마카오를 찾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마카오는 홍콩과 인접한 곳인데다 홍콩처럼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나라 두 체제)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중국의 특별행정구다. 이에 따라 일국양제와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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