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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사겠다" 10년 전 약속 지키러 온 문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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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사겠다" 10년 전 약속 지키러 온 문제아

입력
2014.12.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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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사겠다" 10년 전 약속 지키러 온 문제아

자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장면.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봉1파출소에서 근무하는 박종규(56) 경위는 지난 5일 뜻밖의 방문을 받았다.

10여년전 박 경위에게 '자장면을 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A군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것이다.

박 경위와 A군의 인연은 10여년 전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A군의 어머니가 당시 박 경위가 근무하던 서울노원경찰서 하계2파출소 일반전화로 전화를 걸면서 시작됐다.

어머니는 자신이 홀로 아들 한 명을 키우며 살아가는 시각장애 1급 장애인인데 "아들이 손버릇이 좋지 않아 남의 물건을 훔치고 가출까지 한다"며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이를 들은 박 경위는 아이를 만나보기로 약속하고 휴무 날 모자가 사는 임대아파트를 방문했다.

A군을 만나본 박 경위는 아이를 바른길로 이끌기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3년간 꾸준히 A군을 돌보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어린이날, 추석 때면 선물을 챙겨주고 함께 외식을 하러 가기도 했다.

박 경위의 노력으로 A군의 나쁜 손버릇은 고쳐졌지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할머니댁에서 지내게 돼 더는 박 경위와는 만날 수 없게 됐다.

헤어지기 전 A군은 "내가 커서 자장면을 사겠다"고 박 경위에게 약속했다.

약속대로 현재 군 복무 중인 A군은 월급을 모아 식사를 대접하겠다며 박 경위를 찾아왔다.

박 경위가 근무 중이라 '자장면'은 먹지 못했지만 A군이 자신의 월급으로 사 온 귤을 함께 먹으며 얘기꽃을 피웠다.

A군은 "청소년 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말했다.

10년 전의 문제아가 어엿한 청년이 돼 찾아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는 박 경위는 15일 "A군이 꿈대로 꼭 청소년 상담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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