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페라리월드 조성 백지화로
대토 산 주민들 이자폭탄에 반발
의정부선 공원 헐값 매각 불만
임진강 유원지 사업도 자금난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던 민자사업들이 경기침체 등으로 무산되거나 지연되면서 지역민들에게 개발 이익은커녕 되레 큰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끼리 찬반으로 갈려 민-민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경기 파주시 파주읍 백석리 일대(1~5리)는 지난 2년7개월여 동안 개발 문제 때문에 부침이 심했다. 10여명은 대토를 샀다가 매월 수 백만원의 이자폭탄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모든 게 파주시가 벌여놓은 파주프로젝트 탓이다. 파주프로젝트는 파주읍 백석리 372만㎡에 1조6,000억원을 들여 자동차를 테마로 한 페라리월드 테마파크와 스마트시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에이전트사인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파주시는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2012년 4월 예정지를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으로 묶었지만,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급기야 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조만간 개발행위허가 제한구역도 푼다.
기대감은 사라지고 분노와 허탈감만 쌓인 주민들은 지난 8월 대책위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대책위 윤용문 사무국장은 “다 된 것처럼 떠들어대던 파주시가 단체장이 바뀌자 말을 바꿨다”며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선거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시 파평면 주민들은 산업단지 유치를 두고 찬반으로 갈려있다. 파평산단은 장파리 일대 41만6,000㎡에 제안된 540억원 규모의 민자사업이다. 사업자는 지난 4월 제안서를 낸 이후 토지주 230여명과 보상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동의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직 산업단지계획승인신청서도 시에 내지 못했다. 산업단지 내에 자원재활용업체들이 둥지를 튼다는 소문이 돌자 유해환경을 우려한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사업 시행자와 협의, 친환경 업체의 입주를 유도할 것이라며 반대 주민들을 설득 중이다.
롯데쇼핑이 파주 출판문화단지와 운정신도시 인근 30만2,000㎡에 추진 중인 세븐페스타(Seven Festa)에 대해서는 상권 붕괴를 우려한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파주시는 전체 사업부지에 가운데 유통시설은 16% 수준에 불과하다며 강행할 태세다.
의정부시 가능동 주민들은 직동ㆍ추동 민자도시공원 사업을 놓고 갈려있다. 의정부시가 도시계획시설상 장기간 도시공원으로 묶여 있던 부지를 민간 사업자에 넘기고 일부에 아파트 등 수익사업을 허용하기로 하자 일부 토지주 사이에서는 헐값 매각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근 재개발ㆍ재건축 단지에선 사업성이 낮아질까 우려하고 있고 공원 훼손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 의정부시내 노른자위 땅인 직동ㆍ추동공원 부지의 예상 보상가는 ㎡당 평균 12만~13만원에 불과하다.
연천군에서도 ▦백학관광리조트(1,350억원) ▦임진강유원지(1,749억원) 개발 등 대규모 민자사업이 줄줄이 자금난 등으로 발목이 잡혀 예정지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경기경실련 박완기 사무처장은 “단체장 치적 위주보다는 주민들과 사업제안 단계부터 내용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사업이 무산ㆍ부실 때는 해당 지자체와 용역기관, 사업자 등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제도화해 책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yeuj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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