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압승한 자민당이 일본의 43개 현 중 유일하게 고전을 면치 못한 지역이 한 군데 있다. 바로 미군 기지가 집중된 최남단 오키나와다.
오키나와 의석은 모두 4석. 모든 선거구가 자민당 후보와 거의 야당 후보 한 명의 대결이었다. 1구에서는 공산당 후보가, 2구에서는 사민당 후보가, 3구에서는 생활당 후보가, 4구에서는 자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가 나서 자민당 후보와 겨뤄, 출구조사 결과 모든 선거구에서 자민당 후보를 물리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정권이 그 동안 추진해온 미군 후텐마비행장의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찬성하는 자민당과 반대하는 야당 연합의 한판 대결이었다.
비슷한 상황이 지난달 중순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도 있었다. 당시 최대 쟁점 역시 기지 이전 문제였다. 이 선거에서 한때 자민당 오키나와현연맹 간사장까지 지냈지만 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오나가 다케시는 자민당의 지지를 받아 헤노코 이전을 받아들이는 당시 지사를 10만 표 이상 차이로 누르고 새 지사에 당선했다. 공산당 사민당도 오나가를 지원했다.
오키나와 선거가 주목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기존의 보수ㆍ진보 정당 구도를 넘어서 자민당 독주체제를 깰 야당 연합의 모델로서가 하나이고, 실제로 현내 기지 이전을 무산시켜 아베 정권의 독주를 흔들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또 한 가지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 합의해 추진 중인 기지 이전을 이 같이 오키나와 민의가 제동 걸고 나올 경우, 아베가 총선 승리를 만끽하는 것도 잠깐일 수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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