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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고리, 1년새 20개 줄어 10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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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고리, 1년새 20개 줄어 10개 된다

입력
2014.1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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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부터 지분 매각ㆍ합병 진행

제일모직 18일 상장되면

삼성카드, 보유 지분 전량 매각

'모직-생명-전자-카드-모직'

연결고리도 16년 만에 사라져

18일 제일모직이 증시에 입성하면 작년 말 30개에 달했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10개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998년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을 취득한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를 대표해 왔던 ‘제일모직→생명→전자→카드→제일모직’ 연결 고리도 1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8일 제일모직 상장 이후 삼성그룹의 ‘환상형(원모양)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14개에서 10개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30개)과 비교하면 20개나 감소하게 된다. 순환출자는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이 다시 A기업에 출자(계열사 지분 1% 이상 기준)하는 식으로 구조가 이어지는 형태를 말한다. 재벌기업 오너는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7월25일부터 계열사 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간 지분매각(4건)과 합병(1건)을 통해 출자구조 단순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우선 작년 12월17일 물산과 전기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카드 지분 2.5%, 3.8%를 생명에 매각했다. 올 6월에는 카드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 4.7%를 전자에 넘겼고, 생명이 가진 물산 지분 4.7%를 화재에 매각했다. 이어 7월 SDI가 옛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흡수 합병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는 작년 말 30개에서 14개로 정리됐다.

여기에 18일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의 순환출자 해소는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SDI는 제일모직 지분 8.0% 중 4.0%을, 카드는 지난 6월 전자에 넘기고 남은 지분 5.0% 모두를 시장에 처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제일모직과 카드를 매개로 형성돼 있던 ▦제일모직→생명→전자→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생명→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생명→화재→물산→전자→카드→제일모직 ▦제일모직→생명→화재→전자→카드→제일모직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한 번에 끊긴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이 남은 10개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9개에 해당하는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출자관계 해소(금산 분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제일모직을 금융지주로, 삼성전자 중심의 지주사를 비금융지주사로 재편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은 보험업법이 개정돼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전자의 주가가 높아 정리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해 대주주인 생명의 보유 지분이 급격히 떨어지면 전자뿐 아니라 그룹 전체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분 25.10%를 보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을 지주사로 만들어 ‘제일모직→생명→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그룹 관계자는 “제일모직의 지주사 전환은 최소 2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비용 대비 실익이 너무 적기 때문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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