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 하겠다.”
열아홉 살 청년(조병만)과 열네 살 소녀(강계열)는 백년가약을 맺었다.
잉꼬부부로 73년 동안 살아온 노부부의 삶은 2011년 KBS 인간극장 5부작 백발의 연인을 통해 소개됐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진모영 PD는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을 시청하고 나서 영감을 받았다. 인생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순간에 대한 해답을 찾겠다고 다짐한 진 PD는 무작정 강원도 산골을 찾아가 조병만ㆍ강계열 부부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잉꼬부부이자 닭살부부로 소문났던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는 부부가 된 지 76년 만에 이별했다. 진 PD는 남편을 보살피던 아내가 “석 달만 더 이렇게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네”라고 말하는 모습 등을 담아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제작했다.
조병만ㆍ강계열 부부의 사랑과 삶을 다룬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다양성 영화로 구분된다. 독립영화는 흥행을 목표로 삼은 자본과 배급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상영관을 찾기조차 어렵다.
11월 27일 개봉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할리우드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인터스텔라를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지역에서 흥행 1위를 지킨 엑소더스가 상업영화도 아닌 한국 독립영화에 한국 흥행 1위를 뺏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연속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13일 관객 24만 7,653명을 모아 누적관객 77만 6,418명을 기록했다. 개봉 당시 186곳이었던 상영관 수는 728곳으로 늘었다. 관객을 1만명만 모아도 성공이라던 독립영화가 흥행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앞섰다는 사실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트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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