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첫 규명
건강보조식품에 사용되는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혔다.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타우린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영수(36ㆍ사진) 뇌과학연구소 박사팀이 생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를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의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매일 타우린 30㎎을 녹여 6주간 먹인 뒤 3개월관 전기충격 뒤 기억력과 학습력을 검사하는 미로찾기와 수동회피 반응 실험으로 뇌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인지 기능이 정상의 50% 정도로 떨어진 생쥐는 정상 수준을 회복했고, 알츠하이머병 진행 시 나타나는 증상인 대뇌 피질의 염증도 줄어들었다. 뇌 해마부위에서 나오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양도 감소해 기억력과 연관이 깊은 신경교세포도 활성화됐다.
특히 타우린은 뇌 기능에 이상을 유발한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약물과 달리 정상적인 생쥐에게 투여했을 때도 부작용 없이 뇌 기능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고령화 시대 대표적 질환이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없다.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 등을 투약하며 10여 년간 투병하다 사망에 이른다.
연구진은 타우린의 화학구조를 변형해 약효가 증진된 신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피로회복 및 혈압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타우린은 어폐류나 자양강장제 같은 식음료로 손쉽게 섭취가 가능해 치료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오래 투약해야 해 쉽게 섭취하면서도 부작용이 적고, 안정성이 높아야 한다"며 "타우린은 인체에 해가 없고 뇌-혈관장벽을 쉽게 통과해 흡수가 잘 되는 물질이라 효능이 우수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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