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미룬 김광현(26)이 소속팀 SK로부터 화끈한 보상을 받았다.
김광현은 14일 구단과 올해 연봉 2억7,000만원에서 3억3,000만원 오른 6억원에 내년 연봉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인상률은 122%. 특히 인상액은 역대 자유계약선수(FA)를 제외한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종전까지는 LG 봉중근이 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올해 4억5,000만원으로 뛰어 오르며 기록한 3억원이었다.
김광현은 또한 2008년 조웅천(3억원)을 넘어 구단 역대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선수로도 기록됐다. 기분 좋게 연봉 재계약을 마친 김광현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지하 1층 하모니볼룸홀에서 신부 이상희(29)씨와 웨딩마치를 울리는 겹경사를 누렸다.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기대보다 낮은 200만달러(약 22억원)의 응찰액을 받아 들고도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SK가 수용하며 김광현은 최고 응찰액을 적어낸 샌디에이고와 한 달간 협상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기대 이하의 조건을 제시 받자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국내 잔류로 선회했다.
SK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발된 김광현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국내 최고 투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자 지갑을 크게 열었다. SK는 “김광현이 올 시즌 에이스로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13승)와 평균자책점 2위(3.42)를 기록한 공헌도와 메이저리그 대신 SK를 선택한 데 대한 구단의 내년 기대치를 반영해 연봉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계약을 마친 뒤 “샌디에이고와 협상이 결렬돼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곧바로 SK에서 진심 어린 격려와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더 가치 있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또 팬들한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2008년 투수 2관왕(다승ㆍ삼진)을 차지했고 2009년 평균자책점 1위, 2010년 최다승을 거뒀다. 이후 2년간 어깨 부상 탓에 주춤했지만 2013년과 올해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부활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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