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장애인올림픽에서 1개 종목 이상에서 우승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축구선수단이 호주 방문을 통해 더욱 힘차게 훈련하겠습니다.”
북한 청각장애인 축구팀을 이끌고 13일 시드니 올림픽파크 보조경기장(애슬레틱센터ㆍ5,000석)에서 호주 대표팀과 경기를 가진 북한의 리분희(46)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친선 경기에 참석한 북한팀은 정현 단장을 비롯한 임원과 선수 등 총 21명으로, 20, 30대가 대부분이었다. 경기장에는 현지 한인들이 다수 찾아와 응원했다.
앞서 지난 10일 시드니 도착 직후에는 시드니한인회(회장 송석준)가 주최한 환영만찬도 열려 환대를 받았다. 환영 만찬에서 정 단장은 “장애자 보호사업에서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씨와 휠체어를 탄 비올라 연주자 신정훈씨가 북한 선수들을 위해 ‘반갑습니다’ ‘조국 찬가’를 함께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2012년 통일부 통일안보교육 홍보대사를 지냈던 이씨는 “분단 70년인 2015년 남북한 장애인축구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으며 장애인들이 회복과 치유의 사절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북한 방문단에서 제일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리분희 서기장이었다. 탁구 남북 단일팀 우승의 쾌거였던 ‘지바 신화’의 주역인 리 서기장은 지난 10월 열린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9월말 교통사고로 중상을 당해 결국 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여자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과 만남도 성사되지 못했다.
북한 선수단은 12일에는 시드니 리드컴의 웨스텔라 르네상스 펑션센터에서 열린 호주 체육부와 청각장애인 축구팀 초청의 환영 만찬에도 참석했다. 호주 정부는 2008년 1월 캔버라의 북한대사관 철수 후 북한 관계자들에게 일절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호주 청각장애인 축구팀이 초청한 북한 선수단 방문을 허용한 것은 향후 스포츠와 문화예술분야의 대북 교류는 허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드니=호주한국일보 고직순기자 editor@koreatimes.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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