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결승전 제10국
백 안성준 5단 흑 유창혁 9단
장면 8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흑의 입장에서는 중앙쪽에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남아 있다는 게 큰 부담이다. 그렇지만 흑이 지금 후수로 그곳을 지키면 어차피 바둑을 질 것 같다. 그래서 유창혁이 일단 1로 우변 백 두 점을 잡고 버텼다. 사실 여기도 무척 큰 자리다. 반대로 백이 먼저 A로 잇는 게 선수이기 때문이다. 흑이 손 빼면 백B로 젖히는 순간 C와 D가 맞보기여서 큰일 난다.
그러자 안성준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2, 4로 패를 결행했다. 백도 이 패를 지면 손해가 크므로 흑백 모두에게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라 할 수 있다. 이후 두 선수가 한참동안 패감 공방을 벌였는데 백은 좌변이 온통 패감공장이다. 흑으로서는 18 때 19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도 괴롭다. 섣불리 참고도 1로 반발했다간 2부터 6까지 흑이 몽땅 잡힌다.
24로 패감을 썼을 때 유창혁이 더 이상 패를 버틸 수 없다고 보고 25로 변화를 구했지만 안성준이 26으로 좌하귀를 접수한 다음 29 때 다시 30으로 패를 따내자 역시 이번에도 흑의 패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31부터 33까지 백이 우변 흑을 잡고, 흑은 하변 백을 제압하는 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과연 전체적인 형세는 어느 쪽이 유리한 것일까. (8 14 20 30 … 4, 11 17 23 32 … 5)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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