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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60달러 붕괴 초읽기… 업계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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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60달러 붕괴 초읽기… 업계 희비 교차

입력
2014.12.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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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수입하는 기름, 올 들어 40% 이상 폭락

항공·해운·차 실적 개선 효과, 정유4사는 올해 적자 1조 예상

유가 흐름 예측 힘들어져 기업들 내년 사업계획 고민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심리적 저지선인 60달러마저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61.57달러로 전날보다 2.19달러 내렸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이미 6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63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흐름을 살펴보면 두바이유의 60달러 붕괴는 시간문제로, 40달러 대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100달러 선에 거래되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40% 이상 폭락한 셈이다.

원유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내기업들은 원가절감에 따른 가격경쟁력 강화와 실적개선을 기대하며 유가하락을 대체로 반기고 있지만, 향후 국제유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워진 것은 고민거리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유가하락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사업예측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전체 비용 가운데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40%에 이르는 항공업체는 벌써부터 가시적인 실적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유가하락에 따른 원료비 절감 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한 2,40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 항공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큰 폭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쟁격화와 경기침체로 한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해운업계도 예상을 뛰어넘는 유가하락을 반기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기름값 인하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차량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사업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유를 비롯한 일부 업종은 재고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국내 정유4사는 올해 1∼3분기 9,711억원의 적자로 기록하며 연간 적자규모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1년 SK이노베이션에서만 3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점에 비춰보면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추가적인 유가하락 전망과 알뜰주유소의 팽창, 정유사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겹쳐 내년도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면 정제마진 확대로 실적개선이 기대되지만, 지금처럼 추락흐름이 이어지면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석유제품 가격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정유업체는 조직축소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다. 3분기까지 사상 최대인 3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과 다른 대형 조선업체도 유가하락이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원유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주문이 유가하락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유가하락이 우리경제에 플러스 요인인 것은 분명히 맞지만, 얼마나 지속될 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기업들이 유가흐름뿐 아니라 세계경제 회복속도, 환율 등 다양한 요인들을 분석해 사업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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