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통해 "같은 민족끼리...하늘이 준 기회"
조양호 위원장은 IOC 제의 일축..."현재로선 분산 개최 불가능"
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분산 개최에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올림픽 공동주최’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에 분산 개최를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그렇다면 이 기회에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설비가 세계적인 수준인 마식령 스키장을 이용하면 어떤가”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마식령 분산개최론’을 언급하며 “하늘이 준 기회”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같은 민족끼리 공동 주최하면 비용도 덜 들게 되고 민족의 화해와 공동번영, 지역의 평화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어쩌면 하늘이 준 기회 같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IOC는 8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127차 임시 총회에서 올림픽을 복수의 도시에서 개최하는 방안 등이 담긴 올림픽 개혁안 ‘어젠다 2020’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 썰매 종목을 일본 나가노에서 분산 개최하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차라리 해외가 아닌 국내 도시나 북한과 종목을 나누자는 여론이 뒤따랐다. 조선신보는 “이번 분산 개최안이 나오게 된 것도 시대는 크게 변했고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강원도와 중앙정부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재정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신보는 그간 북한의 의중을 대변해온 매체다. 북한은 IOC의 결정에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조선신보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를 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장웅 IOC 위원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역시 지난해 9월 북한 강원도의 마식령 스키장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장소로 제공할 뜻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분산 개최는 불가능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양호 조직위원장은 “평창의 경우 이미 모든 경기장 공사가 시작돼 도시 또는 국가 간 분산 개최 가능성을 담은 ‘어젠다 2020’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조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산 개최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돌연 간담회를 취소했다. 대신 서울 중구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조직위의 입장을 발표했다.
조 위원장은 “앞으로 IOC가 분산 개최 후보도시 등 구체적인 제안을 해 오면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유치 당시 원안대로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모든 경기가 치러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회 전 있을 테스트 이벤트가 2016년 2월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비시간이 매우 짧다”며 “완벽한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과 경비 절감안을 마련해 IOC와 효율적인 논의를 통해 흔들림 없이 대회 준비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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