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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속 성장' 한마디에… 설 자리 잃은 리커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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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속 성장' 한마디에… 설 자리 잃은 리커노믹스

입력
2014.12.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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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까지 장악, 총리 역할 더 줄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상태(新常態ㆍ신창타이)’를 중국 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제시함에 따라 그 동안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 정책을 가리켰던 ‘리커노믹스’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2일자 1면에서 9~11일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를 전하며 시 주석의 단독 사진을 실었다. 관영 CCTV도 주로 시 주석이 회의를 이끄는 장면에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원고 없이 장시간을 연설했다. 반면 리 총리는 시 주석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화면 노출 비중 등도 다른 상무위원들과 똑같았다.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도 ‘신상태’가 도배했다. 신상태란 새로운 중국 경제의 상황을 일컫는 용어로, 그 동안의 고속 성장이 끝나고 중고속 성장이 새로운 정상(正常)으로 받아들여지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가리킨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허난(河南)성 순시에서 이를 처음 제기한 뒤 7월과 11월에도 다시 이에 대해 언급했고,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선 중국 경제가 신상태에 진입했다는 것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특히 중국은 앞으로 이런 신상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으로 전환하고, 끊임없이 경제의 구조를 업그레이드하며, 요소와 투자가 아닌 창의와 혁신을 통해 발전의 동력을 얻어야 한다는 게 시 주석이 말하는 신상태 경제다.

관영 매체들이 ‘신상태’에 대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며 어느 순간 리커노믹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리커노믹스는 중국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리 총리의 경제정책을 뜻하는 말.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은 동원하지 않고, 부채 축소와 구조 조정 등을 지속 실시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에 따라 리 총리의 역할이 더 축소되는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중국에서 경제는 그 동안 총리 몫이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지난 6월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조장까지 장악한 것으로 확인되며 당ㆍ정ㆍ군에 이어 경제 권력까지 시 주석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최근 일부 중화권 매체는 리 총리 사퇴설을 전하기도 했다. 가능성은 희박하나 그 만큼 리 총리의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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