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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공방 “같이 좀 삽시다” VS “남 탓하지 말라”

입력
2014.12.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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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의 남성이 서울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현수막을 걸고 있다. 미스핏츠(misfits.kr) 제공.
한 중년의 남성이 서울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현수막을 걸고 있다. 미스핏츠(misfits.kr) 제공.

최경환 경제부총리로 대변되는 기성 세대에게 “같이 좀 살자”고 협박하는 청년들의 대자보. 그 옆에 “세상은 자기 하기에 달려 있다. 남 탓하지 말라”는 현수막으로 맞선 ‘긍정의 힘을 맏는 아버지’의 글.

최근 서울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일어난 한 사건은, 청년들과 기성세대가 같은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3일 20대 청년들의 미디어 ‘미스핏츠’는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과 고려대 후문에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 (▶기사보기)를 붙였다. ‘최씨 아저씨’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일컫는 말로, 편지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취업, 연금, 비정규직 문제를 토로하며 현 정책과 발언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에는 “우리도 부모한테 빚 안 지고 독립해서 멀쩡히 회사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다들 이 고생 하면서 안정적으로 돈 벌 데 가고 싶어 한다”라며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 못 만들면 청년만 손해가 아니라 창업 망하고, 집 못 사면 우리 부모님 세대도 죽어난다고요”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대해서는 "아저씨. 우리가 고생고생해서 얻은 일자리가 ‘저질’이면 누가 제일 힘들지 생각해보세요. 우리도 힘들지만, 우리가 우리 엄빠 세대 부양하기도 힘들 거고, 현금 용돈은 커녕 빨간 내복도 못 사드릴 거에요"라고 지적했고, "나도 전세 사는 설움을 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서초구에 8억8,000만원짜리 집을 본인 명의로 두시고 전세 사느라 얼마나 서러우셨냐"며 일갈했다.

이에 일주일 뒤인 지난 10일 연세대 정문 앞에는 ‘화가 난 젊은이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글은 대자보 속 청년의 생각을 격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2012년 한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약 160만 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 젊은이들이 놀면 놀았지 죽어도 안 한다는 3D업종에서 근무한다”며 눈높이만 낮춘다면 구직난도 없고, 학자금 대출도 1년이면 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대 사망원인 중 자살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청년들은 취업난과 경제난 등 사회구조적 문제라고 인식한 반면 ‘긍정의 아버지’는 “20대의 자살원인을 일자리부족으로 과장해 40대 이상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의 정책 잘못으로 돌리려는 꼼수가 통하리라 여기지 마라”고 호통 쳤다.

최 부총리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에 대해서도 청년들은 비정규직의 보호가 우선이라고 지적했지만, '긍정의 아버지’는 “정규직을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사회의 실현”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또 "자녀들은 적게는 서너명, 많게는 대여섯명 낳아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먹고 살기가 편해서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625전쟁을 겪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 우유 한 컵을 얻기 위해 떼거지로 몰려들던 시절"이라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고급 일자리가 아니면 엄마 아빠에게 용돈 못 드리고 내복 못 사주고, 애 기를 돈도 시간도 공간도 없어 행여 손자 볼 생각도 마라며 협박을 하는 청년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라며 젊은이들을 꾸짖었다.

끝으로 그는 아버지 세대로서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각종 자격증과 기술을 연마해 중소기업에서 안정된 삶을 사는 청년들의 얼굴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최선을 다해 대학을 졸업하고 적성에 맞는 기업에 취직한 현명한 엘리트에서, 끊임없는 연구와 창의력으로 사앙탑의 명성을 드높이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젊은 창업가의 땀방울에서 희망을 본다.”고 적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대자보'를 본 젊은 층들은 이런 기성세대의 사회 인식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젊은 층들이 중소기업, 비정규직을 기피하는 이유는 사회적 인식, 복리후생의 미비, 시장의 ‘갑질’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현수막의 글을 비판했다.

애초 대자보를 올렸던 미스핏츠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카드 뉴스를 통해 '아버지'의 주장을 비판했다. 미스핏츠는 지난 10월 중소기업청에서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만을 믿고 성추행 등 부당한 대우까지 참아 가며 최선을 다해 일했지만 약속과 달리 계약 만료를 통보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25세 여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이것이 모두 자신의 책임이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인식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경희대 사회학과 김중백 교수는 “이전 세대는 노동의 시간과 양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면, 요즘 청년들은 같은 노동량에도 성과를 얻기 힘든 시대이기 때문에 시각차가 발생한다"며 “결국은 기성세대가 자신들에 대한 부양 의무를 지고 있는 젊은 층을 이해하는 쪽으로 인식 격차를 좁혀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조 인턴기자(한성대 영문학과4)

*이하 대자보, 현수막 전문

<대자보>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 (전문)

"최경환 아저씨, 저는 좀 화가 나 있습니다. 아저씨가 하신 말 때문에요. 총리 대 찌질이 대학생으로 말하지 말고, 계급장 떼고, 우리가 그냥 포장마차에서 만났다고 상상해봅시다. 요즘 욕 많이 드시느라 힘들다고 소주 한 잔 따르신다면, 저는 그거, 냅다 뺏어 제 잔부터 채우렵니다. 저는 경제는 잘 모르는 학생입니다만, 제가 체감하는 삶은 아저씨 생각이랑 많이도 다릅니다.

작년 서울시 통계를 보면, 40대 이상은 암으로 죽고, 20대는 자살로 죽었답니다. 장년층이 속 곯아 암으로 죽는다면, 청년층은 애쓰다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아저씨, 제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천 삼백만원어치 빚을 지고 대학을 나갑니다. 요즘엔 취업도 힘들어서, 1년 정도 '취준'하는 건 찡찡댈 축에도 못 끼고요. 기업들은 '스펙초월'이다 뭐다 하는데, 주변에 토익 점수 하나 없이 이력서 쓰는 애들, 본 적 없습니다. 주변에 취직한 친구들 두 명이 야근하는 분량을 합치면 일자리 하나는 거뜬히 나오는데, 왜 채용 인원은 그렇게 적습니까.

고생대결하자는 게 아니라요, 그냥 같이 잘 좀 해보자고요. 우리도 부모한테 빚 안지고, 독립해서 멀쩡히 회사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다들 이 고생하면서 안정적으로 돈 벌 데 가고 싶어 한다고요. 이 빚, 본인이 못 갚으면 부모 빚 되고 형제 빚 되요.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 못 만들면 청년만 손해가 아니라고요. 안 그래요, 또 하나의 부모 최경환씨? 우리가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하고, 집 못 사면 우리 부모님 세대도 죽어난다고요. 우리가 엄마아빠가 가진 부동산들 안 사주면 집은 누가 사고, 부모님 받으실 연금은 누가 내요. 청년이 이 사회의 허리입니다. 허리를 이렇게 끊으면, 달릴 힘이 어디서 날까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돈 낸다고 저희 미래 책임져 주시지도 않잖아요. 제가 60살 되면 남는 연금이 없을 테니까요. 예? 그러면서 20만 원 지원하고 다자녀 낳으라고 하고요. 택도 없네요. 자꾸 이렇게 헛소리하시면 우리는 순순히 애를 낳아주지 않을 겁니다. 다른 정치인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청년을 '봉'으로 알고 선거 때만 빛 좋은 개살구를 던지면, 우리는 순순히 연금을 내주지도, 집을 사주지도 않을 거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맞습니다. 협박입니다. 제가 협박을 하는 이유는 아저씨가 먼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저씨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제게 "일자리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정규직 이놈들, 순순히 권리를 내놓아라"로 들렸거든요. 저희는 정규직이 과보호라서 불만인 게 아니라, 비정규직이 너무 보호 안 돼서 불만인데, 자꾸 아저씨는 '창의적'인 해법을 말합니다. 아니, 트렌드 따라 '창조적'이라고 해드릴게요. 경제부총리 취임하시면서 얘기하셨던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보호 강화는 허물만 좋은 선물이었나요?

아저씨, 우리가 고생고생해서 얻은 일자리가 '저질'이면 누가 제일 힘들지 생각해보세요. 우리도 힘들지만, 엄마 아빠한테 용돈도 못 드리고 내복 한 벌 못 사드릴 거라고요. 손자 볼 생각은 꿈에도 마시고요. 설마, 애 기를 돈도, 시간도, 공간도 없을 저에게 뭔가 막 기대하고, 그러실 거 아니죠?

정말, 계속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미래를 갉아먹고 지금 당장 얼마나 배부를 수 있습니까? 정규직 갉아먹고 '노동자 모두'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습니까? 청년세대에게 짐을 미뤄두고, 장년세대는 얼마나 마음 편할 수 있습니까? 아저씨 다 같이 망하자는 거 아니면, 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건 권유나 애걸이 아니라 협박입니다. 우리 '같이' 좀 살 길을 찾아봅시다."

<현수막> 화가 난 젊은이들에게 고함!(전문)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진정 지성인의 요람인 상아탑에서 나온 말인가? 경제는 잘 모른다면서 경제수장이 가진 소주병 빼앗아 제 잔부터 채우겠다고 한다. 경제를 논하기 전에 정치, 문화, 역사, 외교, 자원, 교육, 국방, 환경 복지, 등 기본적으로 파악해야할 엄청난 양의 정보는 뒤로하더라도, 국민수준, 주변국가의 동향, 자원외교의 성과, 노동시장의 환경, 국민정서, 근로의욕, 빈부격차의 정도, 부정부패지수, 지역갈등, 이념대립, 계층갈등, 세계화 정도, 수출입 동향 등등 정확하게 계산해도 성공 할까 말까한 것이 경제 문제다.

그런데 한수 깔아준 것인양 경제는 잘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며 맞먹으려 든다. 자신이 체감하는 삶이 최씨 아저씨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맞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수십 만 쪽에 달하는 경제관련 정보는 쳐다보지도 않고, 친구 2명이 야근한 정도면 1명을 채용할 수 있는데 왜 채용인원은 적냐며 국가에 삿대질이다. 진정 야근자들 대신이면 일자리는 충분하다고 믿고 있는가? 이건 386도 아니고 원시컴퓨터 매니악 수준보다 낮다. 그리고 납득키 어려운 점은 무슨 근거로 연령대별 사망률을 예로 들었는가다.

20대의 사망률이 자살, 40대의 사망률이 암인 건 모두가 안다. 그럼 10대, 30대 사망률 1위도 자살이란 것을 아는가? 또 0세부터 9세, 50대, 60대, 70대, 80대 사망률 1위가 암인 것을 아는가? 이는 급격한 고도성장으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인간성 상실, 물질만능주의가 주범인 것도 아는가?

즉, 10대, 20대, 30대의 자살원인이 일자리가 부족해 발생한 것도 있지만 이성문제, 가족문제,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등이 주 요인이다. 마치 20대의 자살원인을 일자리부족으로 과장해 40대 이상으로 대변되는 기득권층의 정책 잘못으로 돌리려는 꼼수가 통하리라 여기지 마라.

우리는 대학생 1명당 평균 천삼백만 원의 빚을 진다는 현실에 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욕구는 넘친다. 아니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교육 때문에 이사를 하고, 기러기부부가 되고, 감당 못할 빚을 져가며 대학에 가는 사회가 과연 세계에서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데도 무려 고교 졸업생 85%이상이 대학에 가는 이 진귀한 풍경을 누가 설명할 수 있는가?

세계에서 대학진학률이 가장 높은 청년들의 자살률이 최고로 높고, 모두가 빚쟁이가 될 수밖에 없는 어이없는 현실을 자탄하니 하는 말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 이 사회는 거의 모두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고 일 년이면 빚을 갚을 수 있다. 눈높이만 낮춘다면 말이다.

과연 여러분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12년 한해 외국인 노동자들은 약 160만 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 젊은이들이 놀면 놀았지 죽어도 안한다는 3D업종에서 근무한다. 우리나라 근로자 월평균 급여는 332만원, 외국인 근로자는 68% 수준인 227만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노동시장의 중심에 선 귀족노조의 장밋빛 수치며, 오늘도 이름 없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은 언제 해고될지도 모르는 살얼음판에서 월 150~180만 원 정도에 죽기살기로 근무하고, 이보다 더 열악한 업종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평균

118만원의 헐값에 노동착취를 당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대부분은 가사노동을 포기하고 자녀들 분유값이나 보육비, 교육비라도 벌 요량으로 값싼 임금도, 웬만한 처우도 괜찮다는 기혼여성들이다. 그 거래는 이미 두 집단간의 암묵적 합의에 성사되고 고용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노조가 이를 놔둘리 만무하다. 조직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이보다 좋은 활용품은 없을테니. 그러나 안타깝게도 100년 전 처럼 나라의 빗장을 걸어 잠그면 모를까, 물밀듯 밀려오는 저가상품의 홍수 속에서 고임금, 고물가는 시장을 교란시켜 3D업종의 숨통만 조일 뿐이다. 문제는 기술력을 통한 경쟁력 부재인데 말이다. 거기다 제 배만 채우면 기업의 생사는 아랑곳하지 않는 강성노조는, 상관없는 비정규직 영덩이 두들겨 주며 수시로 기업의 숨통을 옥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시 가장 불편할 자신의 처지를 숨긴채, 700만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살아남을 중소기업이 얼마나 되며 값싼노동력을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할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고민해 본적 있는가. 혹시 여러분은 기업형 조폭보다 더 악명높은 집단이 어딘지 아는가? 우리는 언제부턴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획일적 교육 풍토속에서 자랐다. 그곳엔 인성이나 창의력, 더불어사는 공동체정신이나 배려 등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오죽하면 봉사활동을 점수로 매기는가? 몸은 쪼그라들고 머리만 비대해진 교육의 부끄러운 민낯이며 여러분들은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측은한 마음이 들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함께 좀 살아보자"면서 하는 뒷말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한 이유가 다 남 탓, 정부 탓이란다. 그래서 부모재산인 부동산 자신들이 구입 못하면 부모세대가 어려워질 거란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답변을 바라지도 마라. 연금은 안정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정책인데, 적게 내고 많이 받는 현재의 연금제도로는 조만간 기금고갈이 확실하므로 회생정책이 필요한데, 당사자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파국은 불 보듯 뻔한 것을 알지 않은가? 여러분들이 60살이 되면 받을 연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전에 고갈이 되어 여러분들의 부모세대가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이번에 연금개혁을 하자는 것 아니던가?

안정된 직장에서 돈 벌며 부모한테 빚 안지고 보란 듯이 살겠다는 또 하나의 자녀인 여러분! 제발 다음에 한 이 말은 헛나간 말이라고 변명해주길 바란다. "우리들은 봉으로 안다면 연금을 내주지도 부모님의 집도 사주지 않겠다"는 이 말, "헛소리를 한다면 순순히 애를 낳아주지 않겠다"는 이 말, 도대체 들어 본 적도, 들어서도, 해서도 안되는 이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할 수가 있는지, 행여 소문날까 두렵다.

그리고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다면 불만을 가져야 한다. 어떤 계층은 과보호 받고 어떤 계층은 보호가 안되 불이익을 당한다면 불만정도가 아니라 조정해야한다. 그것은 정규직을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사회의 실현이며 그것이 계획이지 않을까?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폭력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수 십 년간 공교육의 손발을 자르고 붙이기를 얼마나 자평 했던가? 2, 3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교육정책, 학생인권현장 아에 무너진 교단, 지나친 자녀사랑에 비틀어진 학부모들의 교권침해, 학교폭력의 집요함에 숨직이며 지쳐버린 선생님들, 선도는 커녕 미성년자들 때문에 먹고사는 유해업소들, 컴퓨터, 핸드폰, 게임, SNS에 중독된 청소년들, 철저한 이기주의에 무너진 인성교육, 주입식 교육에 말살된 창의성, 차마 열거하지 힘든 문제투성이들로 가득찬 교육정책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녀들은 적게는 서너명, 많게는 대여섯명 낳아 기르던 시절이 있었다. 먹고 살기가 편해서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625전쟁을 겪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 우유 한 컵을 얻기 위해 떼거지로 몰려들던 시절이다.서울로 도시로 떠나와 닭장같은 자취방에서 고독과 절망과 싸우며 젊음을 불태우던 시절이다. 단칸방에서 살면서도 얼음장같은 물에 묵묵히 빨래하던 아내가 고맙고, 새끼들 똘망똘망한 눈망을에 너희들만큼 잘 살게 하리라. 힘을 내, 새벽일터로 나가던 아버지들의 힘겨운 시절이다.

이들이, 혹시 저질 일자리를 구할까봐 두려워하는 청년에게 무슨 볼일이 있겠는가? 고급일자리가 아니면 엄마 아빠에게 용돈 못 드리고 내복 못 사주고, 애 기를 돈도 시간도 공간도 없어 행여 손자 볼 생각도 마라며 협박을 하는 청년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누구도 그들에게 미래를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본다.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각종 자격증과 기술을 연마해 중소기업에서 안정된 삶을 사는 청년들의 얼굴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최선을 다해 대학을 졸업하고 적성에 맞는 기업에 취직한 현명한 엘리트에서, 끊임없는 연구와 창의력으로 상아탑의 명성을 드높이며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젊은 창업가의 땀방울에서. 사실 한 국가의 경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드러난 문제점은 보일 것 아닌가. 악순환 사이클에 빠진 노동시장의 개혁은 절실해 보인다. 그 주장을 진보가 했든 보수가 했든 상관없이, 세상은 분명 자기하기에 달려있다. 남을 탓하지 않는 것, 그것이 출발이다. 그대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는 여러분들을 너무나 사랑한다.

-긍정의 힘을 믿는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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