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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예능 정리하는 연예대상, PD에게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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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예능 정리하는 연예대상, PD에게 주면 어떨까

입력
2014.12.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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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진행자의 프로그램 추락...스타 PD·작가 콘텐츠는 승승장구

최근 예능에서는 유재석, 강호동 등 스타 MC의 파워가 약해지고 나영석 등 스타PD들이 만든 질 높은 콘텐츠의 파워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예능에서는 유재석, 강호동 등 스타 MC의 파워가 약해지고 나영석 등 스타PD들이 만든 질 높은 콘텐츠의 파워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예능에서는 유재석, 강호동 등 스타 MC의 파워가 약해지고 나영석 등 스타PD들이 만든 질 높은 콘텐츠의 파워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예능에서는 유재석, 강호동 등 스타 MC의 파워가 약해지고 나영석 등 스타PD들이 만든 질 높은 콘텐츠의 파워가 중요해지고 있다.

올 한 해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케이블방송 tvN의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가 먼저 떠오른다. 나영석 PD는 올해 만든 이들 프로그램이 연속 히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외국인 예능시대를 연 종편 JTBC의 ‘비정상회담’도 꼽을 수 있다. 호사다마라고 기미가요 논란(일본인 출연자의 배경음악으로 쓰임)과 에네스 카야의 총각행세 논란이 이어졌지만 그렇다고 프로그램의 성과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반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은 그다지 큰 성과나 시도를 보이지 못했다. 브랜드가 확실한 MBC ‘무한도전’이나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 꾸준히 사랑 받은 것과, 베끼기라고 비판 받던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원조 육아 예능인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앞설 정도로 인기를 모은 것, SBS ‘정글의 법칙’이 화제성은 떨어졌어도 일관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게 지상파 예능의 성과라면 성과다.

이렇다 보니 연말 연예대상 행사를 치러야 하는 지상파 3사가 난감해졌다. 뚜렷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데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이전부터 사랑 받은 프로그램이 다시 상을 받으면 자칫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런 시상식은 해당 방송사가 올해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느낌마저 줄 수 있다. 그런데도 유재석 밖에 상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렇게 ‘상 줄 사람이 없는’ 상황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예능 트렌드의 변화다. 스타 진행자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같은 스타 진행자의 활약이 시상으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아무리 스타 진행자라도 PD나 작가의 파워가 없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투입된 프로그램의 추락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유재석은 KBS ‘나는 남자다’를 성공시킬 수 없었고 강호동은 MBC ‘별바라기’와 KBS ‘우리동네 예체능’ 그 어느 것에서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지상파가 고전하고 비지상파가 승승장구한 것도 알고 보면 스타 진행자의 파워가 약해지고 콘텐츠 파워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상파는 여전히 스타 진행자에 투자함으로써 추락의 길을 걸었고 비지상파는 스타 PD나 작가에 투자함으로써 콘텐츠의 승리를 거뒀다.

그렇다면 나영석 PD가 만드는 ‘삼시세끼’에 상을 준다면 누가 상을 받아야 할까. 이서진도 수상의 대상이 되겠지만 그걸 만든 나 PD가 상을 받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삼시세끼’ 같은 관찰카메라의 진짜 파워는 그 프로를 만드는 제작진의 섬세한 관찰과 발견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스타 진행자에 기대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대신 스타 PD가 주목받고 있다. 누가 나오느냐 보다 누가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 그러니 이런 트렌드라면 연예대상도 달라져야 한다. 스타 진행자가 상을 받지만 대중의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아빠 어디가’에 나오는 아이가 상을 받는 애매한 상황을 연말 시상식에서 볼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형식의 쇼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라진 예능 트렌드에 맞게 시상에도 변화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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