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소리없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수원사업장내 무선사업부 소속 임원들이 퇴임이나 자문역으로 통보를 받으면서 현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상무와 전무, 부사장 등을 포함한 36명의 임원이 이미 자리를 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0일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을 하며 ‘변화 보단 안정을 선택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콘텐츠ㆍ서비스를 담당했던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기업간거래 사업을 총괄했던 글로벌 B2B 센터를 무선사업부에 흡수시키는 등 소폭의 조직개편을 시행하면서 “구조조정이나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부서나 조직 폐지 등의 외형적인 통폐합은 없었지만 인력 감축 작업은 고강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선 구조조정 칼 바람에 대한 두려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사장단이 절반 이상이나 바뀐 마당에 임직원들에 대한 감원은 정해진 수순이 아니겠느냐”며 “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예고편에 불과한 것이고 ‘진짜’는 아직 시작도 안됐을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측에서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슬림경영 방침을 의식한 것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IR팀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내년 스마트폰 출시 모델 수를 현재의 4분의 1이나 3분의 1정도로 줄일 계획”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축소 경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군살빼기는 실적부진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3분기 6조7,000억원에 달했던 무선사업부가 속한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주력인 스마트폰 분야에서 고전하면서 1년 만인 올해 3분기엔 1조7,500억원까지 내려갔다. 이달 초 시행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무선사업부 소속 사장 7명 가운데 3명이 물러나고 1명이 자리를 옮긴 것도 이 같은 실적 하락에 대한 문책 성격이 짙다. 또 연말 임원 승진인사 때마다 대거 이름을 올렸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소수만 승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급 이하의 임원 인사와 관련된 변동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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