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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 회의에 대한 기대

입력
2014.1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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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세계 양대 경제대국이면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와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수준보다 낮은 26~28%의 과감한 감축 목표를 약속했다. 중국은 처음으로 늦어도 2030년까지 배출 정점을 찍은 후 감축할 것을 약속했고 역시 2030년까지 비화석 연료의 사용을 전체 에너지 믹스 중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더 중요한 것은 두 국가 모두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포부를 높일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이는 유럽의 정상들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40%까지 줄이기로 합의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발표다. G20는 최근 기후변화 해결과 그와 관련된 중요한 합의를 위한 행동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기에는 영국이 녹색기후기금(GCF)에 7억2,000만 파운드(약 1조2,519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포함된다.

이런 발표들이 다른 많은 국가들로 하여금 내년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의 글로벌 기후협상에 앞서 감축 기여 계획안을 보다 신속히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또 이런 공약들은 현재 페루 리마에서 진행 중인 유엔 기후변화 회의나 감축 기여 내용을 제출해야 하는 내년 3월 마감 기한 훨씬 이 전에 발표됨으로써 글로벌 기후변화 협상에 모멘텀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공약 발표 이후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두 국가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왜 다른 국가들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라는 반론은 더 이상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이 어느 한 국가가 단독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모두가 해결을 위해 동참해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기후변화 협상에서 한국이 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10위안에 드는 탄소배출 국가이면서 OECD내 다른 어떤 국가들 보다 탄소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은 실질적 영향력이 있고 다른 국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은 이미 야심 찬 2020년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와 아시아 최초로 전 국가적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통해 기후변화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탈탄소화 조치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저탄소 모범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포부를 더욱 높여야 한다.

영국은 기후변화 문제를 번영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왔지만 동시에 큰 경제 성장의 기회로도 보아왔다. 이에 일찍부터 야심차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배출 감축 목표를 제정했다. 결과적으로 영국 경제는 G7 국가들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영국의 저탄소 분야는 연간 약 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이 지역을 선도하는 리더로서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및 이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로 파생되는 여러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는 아무런 조치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직면하는 고탄소 미래에 스스로를 가둘 수 있다. 아니면 저탄소 경제와 번영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모든 국가들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할 것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지 또 함께 협력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행동할 것인지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을 향한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다. 승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국가일 것이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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