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집단 이탈 삼성 5연패 빨간 불
‘에이스’ 릭 밴덴헐크(29)의 이탈까지 고려해야 할 처지다. 통합 우승 4연패에 빛나는 사자 군단의 2015시즌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2년 간 삼성에서 뛴 강속구 투수 밴덴헐크는 사실상 재계약이 힘겨워 졌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소프트뱅크가 밴덴헐크와 2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대호의 소속 팀이기도 한 소프트뱅크는 2년간 총 4억엔(약 37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큰 손’ 삼성도 엇비슷한 액수를 제시했지만, 이미 통합 우승 2연패를 경험한 밴덴헐크가 다른 리그도 경험하고 싶은 눈치다.
삼성도 좋지 않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구단 내부에선 이미 “놓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왔다. 삼성 관계자는 “밴덴헐크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가 일본 행을 택할 것을 대비해 다른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밴덴헐크에게 부정적인 답이 들려오면 대체 자원으로 생각했던 투수 영입에 바로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전력 손실이 밴덴헐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FA 윤성환, 안지만과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3), 왼손 불펜 권혁(31) ‘단속’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장 5명의 선발 가운데 2명이 빠져나갔다. 시속 140㎞ 후반대의 직구를 찍는 왼손 투수도 사라졌다. 따라서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반드시 FA 5명(조동찬 포함)을 잡아줬으면 한다”는 류중일 삼성 감독의 고민도 커져 버렸다.
삼성 관계자의 말대로 곧장 다른 좋은 투수를 영입한다면 피가로-윤성환-장원삼과 더불어 4명의 선발진이 완성되긴 한다. 하지만 ‘로또’에 비유되는 외국인 투수가 좋은 결과물만 만들어 낼 리 만무하다. 5선발 찾기도 여전한 숙제다. 더군다나 10구단 체제(144경기)의 2015시즌, 류 감독은 6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싶어 한다. 왼손 듀오 차우찬ㆍ백정현, 군에서 제대한 정인욱, LA 에인절스 마이너리그 출신 장필준 중 2명이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야만 아귀가 맞아 떨어진다.
물론 일각에서는 페넌트레이스 운용의 ‘달인’ 류 감독이 결국은 남부럽지 않은 선발진, 불펜진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최근 4년 간 숱한 위기 속에서도 단 한 번 미끄러지지 않았다는 경험적 추론이다. 그럼에도 2015시즌만큼은 무조건 삼성 마운드를 ‘1강’으로 꼽긴 힘들어 보이기는 게 사실이다. 전지훈련이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류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한 이유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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