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 Listening and Speaking
영어의 음절 구분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왜냐하면 영어는 한국어나 일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처럼 음절 중심(syllable-timed)이 아니라 강세 중심(stress-timed) 언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 '무궁화'를 말할 때는 세 음절을 똑같이 힘주어 말할 뿐 특별히 '무'에 힘을 주지 않는다. 반면 영어권 사람들은 2음절 이상만 되면 어느 음절인가 힘을 주고 나머지는 약음 처리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런 특징은 speaker 입장에서는 말하기 쉽지만 listener 입장에서는 말을 알아듣기 어렵게 한다. 한국인들이 영어를 들을 때 말이 너무 빨라서 청취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는 강세 중심의 언어 사용자가 음절 중심 언어를 들을 때 말의 속도를 더 빠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떤 언어가 음절 중심인지 강세 중심인지 구분 짓는 기준은 당연히 모음이다. 모음은 음절 구분과 사투리를 판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영어의 음절 구분을 잘 하지 못하는 외국인 학생에게 미국의 한 ESL 교사는 음절 수를 '발성할 때마다 턱이 움직이는 횟수'라고 가르친다. 혹은 한 단어 속의 모음 개수로 음절 구분을 할 수도 있다.
'토마토'를 일본인이 발성하면 세 마디에 똑같은 간격으로 똑같이 힘을 주어 발성하지만 미국인들은 어딘가에 힘을 주어 강약을 만들고 그 파동으로 발음을 좀더 편리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 to-MA-to처럼 중간 음절을 강하게 한다. 이 때 'to-MEI-to'냐 'to-MAH-to'냐는 부차적 문제다. 왜냐하면 둘째 음절에 강세를 주면 그것으로 원음의 기본을 살렸기 때문에 이상하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Industrial도 in-DU-strial처럼 '더' 부분만 힘주어 발성하면 매우 자연스런 원음 발성이 된다. GO aHEAD처럼 이어지는 말도 단어마다 끊어 읽는 게 아니라 다음절 강세를 기준으로 끊어 읽는다. 다음절 어휘 several은 마치 SE-ve-ral 세 단어가 있는 것처럼 연상하여 발성하면 쉽다. 'a pint of beer'처럼 네 단어가 올 때에도 더 중요한 pint와 beer만 힘주어 발성하고 기능어 a와 of는 약음 처리한다.
혀를 꼬부리거나 기교를 부린다고 영어 발음을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음절 구분을 한 다음 강세를 살려 강약고저의 리듬을 만들어야 원음과 흡사하게 들린다. 이런 특징은 한국에 사는 영문학자보다 현지에서 사는 평범한 교민이 더 잘 체득하게 되고 그래서 말을 할 때도 더 자연스런 발성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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