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조세박물관에서 10일 ‘근본을 헤아리다, 호적의 발자취’ 특별기획전이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호적을 기반으로 세금을 부과했던 역사적 기록을 통해 공정과세와 근거과세의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해 국세청이 마련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통일신라시대 호구 수를 기록한 신라장적, 조선시대 경국대전 등 세금 부과의 근거를 발췌한 전시물이 눈길을 끈다. 광개토대왕비에서는 “왕릉을 지키는 인원으로 연호(烟戶ㆍ공동취사 가족 단위)마다 한 명을 배정”했다는 내용을 통해 삼국시대 공평과세 노력을 추론할 수 있다.
사람과 가축이 결합된 노동력과 토지 등 경제력 차이에 따라 호구를 9등급으로 나눠 세금을 부과하도록 한 통일신라시대 신라장적에서는 여러 소득을 합산 과세하는 현재 종합소득세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경국대전에서는 “비정기적으로 동원되던 요역(토지 소유에 따라 국가에서 노동력을 징발하는 것)이 과도하게 징발되는 것을 방지”했다는 내용을 통해 부실부과 방지를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18세기 중반 “각 지역의 군병 숫자를 고정해 각 지방 기관들이 중앙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불법적인 군역자 모집 행위를 금지”했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양역실총)도 소개한다.
조세박물관 관계자는 “호적을 통한 세금 부과의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는 전시”라며 “공정하고 타당한 과세를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조세박물관은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호적의 보조역할을 했던 호패 만들기 코너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세금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박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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