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바다에서 실종되었던 67세 하와이 어부가 12일 만에 생환했다고 11일 ABC가 보도했다.
21세기판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은 론 잉그라함이다. 잉그라함의 원치 않는 모험은 “지난달 27일 낚시 중 큰 파도가 배에 부딪힌 이후 기절”한 뒤부터 시작됐다. 하와이의 겨울바다는 4~6m의 파도가 무섭게 몰아치기로 유명하다. 잉그라함은 밧줄로 몸을 배에 고정시켜 파도의 위협을 피했다. 그는 “물고기로 연명했고 옷걸이에 라디오를 고정해 소식을 들으며” 구조를 기다렸다. 잉그라함이 타고 있던 배는 길이 7.6m로 쪽배 수준이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잉그라함이 발견 당시 “매우 약해져 있었고 심지어 탈수 증세도 보였다”고 밝혔다. 실종 이후 잉그라함은 무선으로 몇 차례 조난 구조 요청을 했다. 해안 경비대는 수색에 나섰지만 그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12월 1일 수색을 중단했다. 9일 잉그라함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구조 요청을 했고 하와이 호노룰루에서 남쪽으로 약 64마일(약 102㎞)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 잉그라함은 “나는 죽을 줄만 알았으나 계속 정신을 다잡았다. 구조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잉그라함의 생환은 1990년대 이후로 본 적 없는 아들과의 재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잉그라함의 아들인 자카리는 하와이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가족과 함께 미국 미주리주에 살고 있다. 그는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수색 중단 연락을 받고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몸의 뼈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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