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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단지 '비리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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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단지 '비리 단지'

입력
2014.12.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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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등 민간 전문가 조사단 16곳서 횡령 등 442건 적발

정도 심한 21건은 수사 의뢰, 내년 2월에 사례집 발간 배포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재능기부자들로 구성된 경기도 아파트관리 비리조사단원들이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집행 내역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재능기부자들로 구성된 경기도 아파트관리 비리조사단원들이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집행 내역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조사 나가는 아파트들마다 비리가 없는 경우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경기도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파트관리비리조사단과 함께 관내 16개 아파트단지를 조사한 결과 관리비 횡령, 뇌물수수, 하자보수금 부당 사용 등 442건을 적발, 정도가 심각한 21건에 대해 수사의뢰 하고 나머지에 대해 과태료 또는 시정조치 했다고 11일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해 아파트 비리 조사와 관련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교수, 변호사, 회계사, 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렸다.

경기도에 따르면 용인 Y아파트 관리소장 A씨는 관리동에 입주한 어린이집과 재계약을 하면서 “입주자 일부가 반대하면 재계약이 안 된다”면서 3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남양주 Y아파트도 관리업체가 어린이집 재계약과 관련 5,000만원을 받은 정황이 있어 수사의뢰 됐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각종 공사, 용역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업체로부터 1,200만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화성 J아파트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각종 경조사비나 회비를 관리비에서 쌈짓돈 쓰는 뽑아 쓰다 적발됐다. 이들이 전용한 액수만 800여만원에 달한다.

관리사무소장들의 업무 태만도 대거 적발됐다.

고양 O아파트의 경우 공사업체와 사전 담합한 뒤 입찰조건을 까다롭게 해 낙찰 받게 해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의뢰 됐다. 조사단은 관리사무소가 낙찰서류와 작업일지 등을 모두 파기했지만 조사결과 최소 1억원 이상 횡령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사단은 이밖에 입주자대표회의 부당 요구를 들어주거나 장기수선충당금 대상 공사를 세입자 등 사용자가 납부하게 하고, 준공검사 태만, 관리사무소 용역ㆍ인건비 과다 산정, 관리비 전용 행위 등에 대해서는 과태료나 시정명령을 내렸다.

조사단 백주현 변호사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결탁할 경우 얼마든지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관리사무소 집행내역에 대한 정보 접근을 쉽게 하고 조사단 확충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련 비리가 알려지면서 현재 도내 아파트단지들은 하루 1건 꼴로 조사요구를 경기도 및 정부부처 등에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조사에서 적발된 600여건의 비리유형을 내년 2월쯤 사례집으로 발간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사무소장, 입주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조사단 확충, 조례 제정 등 후속조치도 검토 중이다.

한편 도는 내년 상반기 아파트 관리 조사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12월24일까지 일선 시군으로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내년 상반기 조사를 원하는 단지 또는 입주자는 조사 사유를 명기한 조사 요청서를 관할 시군 주택부서에 접수하면 된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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