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컨벤션산업 육성 박차…
英 글래스고, '산업폐기물도시'서 전략적 도시마케팅으로 르네상스
타 유력 도시도 브랜드마케팅 주력
국가 못지않게 도시간 경쟁이 치열한 시대가 됐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시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도시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로 도약하는 대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도시마케팅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세계는 국제회의 유치와 도시브랜드 홍보 및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컨벤션뷰로를 종합적인 도시마케팅기구로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컨벤션전시회인 ELBTM(유럽 컨벤션인센티브박람회)은 세계 각국이 컨벤션 유치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우리나라 등 세계 150개 국가들이 지방정부와 호텔, 여행업체 별로 부스를 마련, 바이어를 상대로 치열한 유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은 관광이 산업을 이끄는 시대임을 실감하게 했다. 세계도시마케팅협회 전 회장이자 미국 컨벤션컨설팅사인 게이닝엣지사 게리 그리머 대표는 “컨벤션을 단순히 관광객 유치를 위한 도구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각 분야의 국제 전문가들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관광과 지식, 산업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중심도시 글래스고는 20세기 초까지 조선 및 중공업의 융성으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멋진 도시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중공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인구와 일자리 감소로 ‘산업폐기물 도시’로 전락했다. 글래스고는 1980년대 초반부터 도시재생사업과 브랜딩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대안으로 문화산업과 서비스업에 투자했다. 노력의 결과 글래스고는 1990년대 유럽의 문화도시로 지정되는 등 도시마케팅의 성공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글래스고의 도시마케팅을 이끄는 것은 2005년 시의회에서 설립한 비영리사기업 형태의 글래스고 도시마케팅기구다. 이 기구는 글래스고의 슬로건이자 로고인 ‘People Make Glasgow’라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실행하며 주요 타깃 시장 선정을 통해 전략적인 도시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기구는 주요 이벤트 컨벤션 전시회 유치와 개최지원, 회의, 이벤트, 숙박예약 업무도 하면서 한 해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글래스고로 끌어들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행이 빠르다는 영국 런던도 도시마케팅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다. 런던은 역사와 문화유산도시, 세계 금융비지니스의 중심도시, 명문대학을 둔 최고의 교육도시라는 강점과 더불어 최근에는 생명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런던 도시마케팅의 배경에는 이 도시의 공식 홍보기구인 ‘런던 앤드 파트너스’라는 기구가 있다. 이 기구는 투자유치와 컨벤션 및 관광객 유치, 유학생 유치로 구분되어 있던 기관을 통합한 비영리 사기업으로 해외기업과 스포츠, 문화이벤트, 컨벤션, 유학생,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고 있다. 영국의 컨벤션 전문 컨설팅업체인 몰든마케팅사의 앤 리야드 씨는 “영국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경제적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도시들이 많다”며 “성공의 이면에는 정부와 관련 부처의 강력한 리더십과 이를 실행하는 선도적인 거버넌스가 있다”고 말했다.
‘I ♥ New York’이라는 뉴욕의 도시슬로건 브랜드는 1977년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관광객 유치 전략의 하나로 뉴욕주 경제개발국에서 제안한 통합 홍보캠페인에서 시작됐다. 뉴욕시는 주정부가 만든 이 슬로건을 관광 영화 비즈니스 중소기업 등 타깃별로 차별화했고, 도시관광 브랜드인 ‘Big Apple New York’과 성조기 이미지를 활용한 ‘Paint the Town Red, White & Blue’라는 할인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등 통합적 연계마케팅을 추진했다.
뉴욕 도시마케팅의 추진 주체는 1,300여 개 사업체로 이루어진 민간 비영리 파트너십 기구인 ‘NYC & Company’다. 도시마케팅 관계자는 “뉴욕시가 민간기업 조직을 시정부의 공식마케팅 조직으로 결성, 민간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글 싣는 순서
1. 선진국 도시마케팅에서 배운다
2. 대구 도시마케팅 효과 극대화하자
3. 백창곤 대구컨벤션관광뷰로 대표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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