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피폭과 코피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제기, 논란을 일으켰던 만화 ‘맛의 달인(원제:오이신보)’이 10일 다시 이를 부정하는 수정판 단행본을 출간,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쇼가쿠칸이 4, 5월 주간 만화잡지 ‘빅코믹스피리츠’에 연재했던 ‘맛의 달인’중 후쿠시마의 진실 편을 정리한 단행본에서 후쿠시마 원전에 다녀온 주인공이 코피를 흘리는 장면의 대사가 일부 수정됐다.
단행본은 당초 “후쿠시마에는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말하지 않을 뿐”이라는 이고다와 가쓰타카 후타바마치 전 촌장의 대사가 “내가 아는 이들 중에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고 변경됐다.
“오염제거로 후쿠시마에서 사람이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대사는 “오염제거로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로, “방사선은 인체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은 “정부는 모든 증상에 대해 예단 없이 조사해야 한다”고 바뀌었다.
단행본은 “후쿠시마 방사선과 코피가 관련이 있다는 의학적 보고는 없다”는 담당 의사의 대사도 “원전 견학으로 코피가 나올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았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라고 바뀐데다, 주인공의 대사 중 “원전 내에서의 외부 피폭이 원인은 아니네요”라는 내용이 새롭게 삽입, 원전과 코피의 상관관계가 없는 쪽에 무게를 뒀다.
쇼가쿠칸은 단행본 말미에 “표현을 보다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내용 수정 이유를 설명했고, 작가인 가리야 데쓰는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관한 견해를 다음 달 책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단행본이 원전 방문과 코피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며 “출판사가 정부와 지자체의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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