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이 501오룡호에 승선하지도 않은 가짜 선장 이름을 올려 승선공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안전경비서는 “사조산업 승선공인 담당 직원 추모(35)씨로부터 부산해양항만청에 공인승인을 받기 위해 가짜 선장 김모(51)씨를 승선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산해양서에 따르면 추씨는 지난 3월 7일 선장과 기관장, 1기사를 승원 명부에 올려 부산항만청에 승선공인을 신청했다. 담당공무원은 이들이 자격미달인 점을 발견하고 면허급수에 맞게 선장은 갑판수로, 기관장은 조기수로, 1기사는 2기사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사조산업 측은 승무원 명부를 급수에 맞게 바꾸고 3월 25일 선장 자격이 되는 전 직원인 김모(51)씨가 승선한다고 서류를 꾸며 공인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부산해경서는 밝혔다.
사조산업 측은 지난 1일 사고가 나자 다음날인 2일 부산항만청을 찾아가 김씨가 3월 25일 개인사정으로 승선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승선취소를 했다.
부산해양서 관계자는 “부산항만청이 적법한 선원이 승선하는지, 미승선 선원이 있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승선 공인한 것과 관련 담당 공무원과 선사간의 유착관계 여부와 직무유기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항만청은 수사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항만청은 “승선원 명부에 자격에 맞는 선원을 기재토록 했고 선장 없이 출항하게 된 상황에서 선장 자격이 있는 사람을 명부에 올려 신청했기 때문에 공인한 것”이라며 “사조산업이 ‘유령선장’을 내세운 셈이지만 우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침몰한 오룡호의 일부 생존자와 시신을 실은 러시아 선박 오딘호가 9일 사고 해역을 출발,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20일쯤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선박으로 이송되는 생존자는 인도네시아 선원 3명과 필리핀 선원 3명이며, 시신은 인도네시아인 14명, 필리핀인 5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동남아인 2명 등 21구가 이송된다. 한국인 선원 시신 6구의 이송은 가족들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부산해양서는 “생존 선원 6명은 부산에 도착한 뒤 곧바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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