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도박산업 반부패 직격탄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홍콩 민주화 시위 옮겨붙을라 경계
중국이 오는 20일 마카오 반환 15주년을 앞두고 그 동안의 발전을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나라 두 체제)의 성과물이라며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홍콩 민주화 시위처럼 중앙 정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 정부와 마카오특별행정자치구를 연결하는 일을 맡고 있는 리강(李剛) 주(駐)마카오 연락판공실 주임은 최근 “지난 15년 간 마카오에서는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는 일국양제의 거대한 성취로, 마카오인들은 중앙 정부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신문사가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도 마카오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시킨 잇따라 기사들을 내 놓고 있다. 실제로 마카오의 국내총생산은 1999년 502억 마카오달러(파타카ㆍ약 7조1,300억원)에서 2013년 4,134억 마카오달러(58조7,000억원)로 상승했다. 연 평균 16.2%씩 성장한 셈. 1인당 GDP는 같은 기간 1만5,000달러(1,650만원)에서 8만7,000달러(9,600만원)로 치솟았다.
지난 8일 베이징(北京)에서는 ‘마카오 성립 15주년 성과전’도 개막됐다. 행사에는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9일에는 인민해방군 마카오 주둔 15주년 경축 대회도 열렸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이 같은 대대적 선전행보는 그 만큼 홍콩 민주화 시위가 마카오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리 주임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창업의 무대와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이들의 원망이 효과적으로 토로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그래야 사회적 불안정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마카오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것도 심상찮은 대목이다. 마카오의 지난달 도박 산업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나 감소했다. 이는 2012년 9월 이후 최저치다. 마카오의 도박 산업 수입은 지난 6월 3.7% 줄어든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마카오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카지노에 의존하고 있는 마카오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반부패 투쟁의 여파 때문이다.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페르난도 추이(崔世安) 마카오 행정장관(행정수반)은 최근 장관급 각료 5명 전원을 교체하고 나섰지만 중앙 정부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극적인 반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 주석이 오는 20일 마카오 회귀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 경찰은 11일 오전9시부터 최대 7,000여명의 경찰을 동원, 시위대 본진이 자리한 애드미럴티(金鐘)와 코즈웨이베이 등의 텐트 등을 철거할 예정이다. 이 경우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를 친중국 애국 인사로 제한한 데 반발해 일어난 홍콩 민주화 시위는 75일 만에 사실상 중국 중앙 정부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홍콩인의 반중국 정서를 강화시키면서 일국양제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불렀다. 최근 대만 지방 선거에서 친중 노선의 국민당이 참패한 것도 일국양제에 대한 회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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