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개편 예상과 달리 3대 부문 기본 체제 유지하며
MSC·B2B 조직 무선사업부 등으로 이관, 큰 들에선 군살 빼고 슬림화
삼성전자가 콘텐츠ㆍ서비스를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총괄했던 글로벌 B2B센터를 무선사업부 등에 흡수시켰다.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던 IT모바일(IM)을 비롯 기존 소비자가전(CE)과 부품(DS) 등 3대 부문의 기본 사업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2015년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당초 스마트폰 실적 부진으로 인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있을 것이란 관측을 무색하게 하는 것으로 위기 속에 무리한 변화로 인한 시행착오보단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체제를 유지하면서 현장 조직을 강화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폭의 변화를 줬다”고 전했다. 이달 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 사장 4명(퇴임 3명, 보직이동 1명)이 정리된 데 이어, 임원승진 규모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대폭적인 조직 개편 전망이 우세했었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MSC와 글로벌 B2B 센터가 사업 조직 내부로 이관됐다는 점이다. MSC에서 무선 관련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빅데이터 분야는 소프트웨어센터로 각각 이관된다. 글로벌 B2B 센터의 경우, B2B 영업 실행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넘기고 전략 기능은 글로벌 마케팅실로 옮긴다. 독립적인 센터 조직을 일선 사업부로 통합, 큰 그림에선 조직을 슬림화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시장 대응력과 의사 결정의 스피드를 높여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라고 말했다.
일부 해외조직도 재편했다. 삼성전자는 가전 위주의 미국 뉴저지 법인(SEA)과 모바일 중심의 댈러스 법인(STA)을 단일화시켜 뉴저지 통합본사에서 운영키로 했다.
올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DS 부문의 경우엔 조직 변화를 최소화시켜,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고수익 기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 삼성메디슨과의 합병설이 나돌았던 의료기기사업부 개편은 빠졌다. 삼성전자 CE 사업 부문 산하의 의료기기사업은 삼성그룹의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지난 2012년 말 의료기기사업부로 승격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소폭의 보직인사 또한 실시했다. 국내에선 김석필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B2B센터장(부사장)이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고동진 무선사업부기술전략팀장(부사장)은 개발실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당초 사장급이 맡았던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과 개발실장 자리에 부사장급을 앉히면서 조직의 지휘 체계의 군살을 뺀 것으로 보인다. 해외 법인의 경우, 엄영훈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구주총괄로, 홍현칠 중남미총괄 법인장(전무)은 서남아총괄로 각각 자리를 옮긴다. 10개의 해외 지역 총괄 중 절반을 교체하면서 영업 조직 전열을 재정비했던 지난해와는 대비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정기 조직개편과 보직인사 실시로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재도약을 위한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17~18일 수원과 기흥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내년 국내외 사업의 최종 전략을 확정할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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