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5500억대 축산단지 개발에
고희선 前 의원 회사를 사업자로
공모 절차도 안 거치고 수의계약
부지까지 헐값 임대...영구 사용케
경기도가 5,500억원대 축산관광단지 개발에 전직 국회의원이 창업한 종묘회사를 수의계약으로 참여시킨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민간 공동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공모가 일반적인데도 타 기업에 알리지도 않고 특정 기업을 선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회사는 개발이 끝나면 연간 임대료 1억원 가량에 24만㎡가 넘는 땅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10일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ㆍ안산6)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도는 김문수 전 지사 시절인 2010년 3월 농우바이오가 ‘에코팜랜드’개발 참여를 제안하자 7개월만인 같은 해 11월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 이듬해 1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을 받았다.
당시 신청한 기관이나 업체가 없었다는 이유로 제안서 공모 등 투명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종묘회사가 농우바이오를 포함, 10곳이나 됐으나 연구방향 등 제안서 접수도 없이 농우바이오만 슬며시 끼워 넣은 것이다.
에코팜랜드는 경기도가 화성시 마도면과 서신면 일대 화성호간척지 제4공구 768만㎡에 국ㆍ도비 2,040억원 등 모두 5,476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조성하는 대규모 친환경축산관광단지다. 승용마단지와 화훼단지, 말 조련단지, 반려동물테마파크 등이 들어선다.
농우바이오는 이 사업의 주체가 되면서 부지 가운데 24만4,794㎡를 헐값에 빌려 생산ㆍ연구설비(365억원)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연간 임대료는 1억700만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임대기간은 30년이지만, 연장 가능해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진입로와 상하수도, 전기 등 수 천억원의 혈세를 들인 기반시설 인프라도 누린다.
이 때문에 일부 도의원들은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농우바이오는 김 전 지사와 같은 당이었던 고희선 전 새누리당 경기도당위원장이 설립한 종묘회사다. 17대 때 원내에 진출한 고 전 의원은 19대 때 재선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8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남경필 당시 국회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농우바이오는 경기도와 사업 부지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농림부)가 지난 5월 에코팜랜드 조성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인 9월 농협에 판매됐다. 농협은 농우바이오 오너 일가의 지분(52.82%)을 2,834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막대한 수혜가 예상되는 사업에 공모 등 투명한 절차 없이 특정 사기업을 주체로 참여시킨 것은 특혜로 보지 않을 수 없다”며 “농협 매각 때 자산 평가에서도 에코팜 참여가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과 대항할만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종묘회사는 농우바이오가 유일한 실정”이라며 “임대료를 내면서 사업을 해야 해 특혜는 아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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