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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도 주시한다...KB의 LIG 인수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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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도 주시한다...KB의 LIG 인수 첩첩산중

입력
2014.1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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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당국 승인 나도

美서 보험영업 하려면 美승인 필수

연준, KB지배구조 상황 등에 주목

금융위, 24일 인수 승인 여부 결론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 로비.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 로비. 한국일보 자료사진

감독당국의 장고로 난항을 겪고 있는 KB금융지주의 LIG손보 인수 작업이 미국 감독당국의 승인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쳤다. 국내 당국 승인이란 산을 넘는다 해도, 인수 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글로벌 영업인가 역시 필수인데 이 역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 역시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 상황 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KB금융측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9일 금융권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더라도 미국 내 보험 영업을 위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KB금융 관계자는 “그간 KB금융은 미국에서 은행업 인가(은행지주회사)를 받아 영업을 해 왔지만 LIG손보 미국 지점을 인수해 보험 영업을 계속하려면 은행업 외에 각종 심사 업무까지 포괄하는 Fed의 일반금융지주회사(FHCㆍFinancial Holding Company) 승인을 새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Fed 승인이 국내 승인을 따라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대체로 우리 당국의 승인여부가 주요 참고자료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미국 현지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만큼 Fed 나름의 판단을 위해 장고를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Fed는 올 여름 ‘KB 사태’ 당시부터 일찌감치 인수자인 KB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에 관심을 표하며 우리 감독당국에도 의견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2년 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에도 우리 당국의 승인 후 10여일이 지난 후에야 Fed 승인이 나왔다. 비교적 승인이 빨리 이뤄지긴 했지만 당시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미국까지 건너가 Fed 승인을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후문까지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결론이, 얼마나 걸려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게 KB금융으로선 상당한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Fed 승인과 상관 없이, KB금융의 LIG손보 국내 영업은 금융위 승인만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 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미리 국내 영업부터 시작할 수 없다는 게 KB금융의 고민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당국의 승인 전에 섣불리 움직일 경우, 자칫 미운 털이 박힐 수 있고 이는 향후 KB금융의 글로벌 영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결국 양국 모두의 승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초 LIG손보의 미국 내 영업망을 “자생력을 갖춘 탄탄한 조직”으로 평가하고 글로벌 영업의 발판으로 기대했던 KB금융은 고민이 깊은 상태다. Fed의 승인 여부뿐 아니라, 지난해 건전성 악화로 미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받은 LIG손보 지점이 대규모 영업기금 보충 후에도 올해 큰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중에선 최근 KB금융과 LIG손보가 미국에 실무진을 급파한 것도 영업현황 실사에 더해 Fed의 승인 타진을 위한 다목적이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금융위는 24일 정례회의에서 KB의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승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Fed의 승인 여부는 KB가 걱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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