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지역친화 매장 검토 중
일본의 제조·유통일괄형의류(SPA)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우리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유니클로만의 기술과 대량생산 체계를 통해 기능성을 갖추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며, 이를 통해 패션을 위한 옷이 아닌 일상 생활을 위한 옷을 만드는 ‘라이프웨어’브랜드라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높아 지난 회계연도(2013년 9월~14년 8월) 8,9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노스페이스, 빈폴을 제치고 처음으로 국내 1위 매출 브랜드로 올라섰다.
4일 도쿄(東京) 시부야(澁谷) 베르사르 시부야가든에서 유니클로의 ‘2015년 봄여름(SS)컬렉션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도 유니클로는 패션 브랜드가 아니며 패션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리앤 닐즈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의 상무 겸 수석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우리는 트렌드를 팔지는 않는다”며 “유니클로 제품들은 기본적 디자인이 많은데, 유니클로 옷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의류와도 조화시켜 입을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유니클로가 제품 디자인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국가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신체의 곡선을 살리면서도 움직이기는 편한 스타일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16개국 1,5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고객의 요구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카츠타 유키히로(勝田幸宏) 패스트리테일링그룹 부사장 겸 연구 디자인 총괄은 “한국 고객들에게서 많이 배운다. 특히 상품이나 서비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일주일에 한 번은 한국 점포의 직원들과 30분씩 화상으로 의견을 나눌 정도”라고 전했다.
행사장에는 유니클로가 내년에 출시하는 ‘라이프웨어 컬렉션’을 비롯해 울트라라이트다운, 이네스 드 프레상쥬, 아동 라인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유니클로 내년 제품의 특징은 색상을 예전보다 다양화해, 출퇴근용, 운동용 등 용도에 맞게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히트상품인 울트라라이트다운의 경우 색상을 다양화하고 무늬를 넣었고, 옷깃부분에 변화를 줬다. 셔츠, 바지들도 무채색계열을 보강해 캐주얼하면서도 사무용에 적합하도록 만들었다.
유니클로는 매장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쿄 젊은이들이 몰리는 지역인 기치조지(吉祥寺)에는 10월 지역 예술가들이 매장을 꾸미고, 커피숍, 인형가게 등 지역 매장들이 팜플렛을 만들어 유니클로 매장에 전시할 수 있도록 한 지역밀착형 1호 매장이 들어섰다. 와카쿠와 요시타케(若桑 芳長) 기치조지 점장은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기치조지 지역 주민들이 매장을 알리는 사전 광고 캠페인과 내부 인테리어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유니클로는 이 같은 지역 밀착형 매장을 한국에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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